‘달고나잡화점’ 강민주 대표

서울 태생으로 춘천 남자와 8년 연애 후 결혼한 그녀였다. 세종대학교 회화과 캠퍼스커플로 만나 춘천으로 이주한 지 1년이 되었다. 육림고개 청년몰 조성사업에 선정되어 ‘달고나잡화점’을 운영하고 있다. 

강민주 대표     사진=김예진 시민기자
강민주 대표

“춘천에 이사 온 초기에는 여행하는 느낌이었어요. 새로움이 주는 설레는 마음으로 지냈어요. 공기가 매우 좋고 탁 트인 느낌의 도시여서 참 좋았거든요. 친구와 지인들이 서울에 있지만 지금은 육림고개 상인들과 알아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어서 좋아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데 춘천 곳곳에 예쁜 곳들이 널려 있어서 매력적이랄까요? 명소보다는 집 앞 공지천이라든지, 소양강이 흐르는 모습 등 자연과 도시가 잘 어우러져 있어서 작품 활동을 하는 제게 소중한 곳이랍니다.”  

서울에서 미술교습소를 운영하며 아이들을 가르치고 개인 활동을 꾸준히 했지만, 줄어든 작업 시간이 불만이었다. 결혼하면서 교습소를 정리하고 내려온 춘천. 시에서 진행하는 청년사업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개인 작업을 하며 갤러리 기능이 가능한 공간이 생겼다. 

“첫 사업이고 갓 결혼한 터라 금전적인 어려움이 있었어요. 다행히 프로젝트에 선정이 돼서 1년 안에 결혼, 이주, 사업을 동시에 시작할 수 있었네요. 신랑은 일산에 위치한 영화 후반 작업(Computer Graphics)을 하는 회사에 출퇴근하면서 저랑 그림도 같이 그려요. 작품 활동을 하고자 하는 갈망이 있거든요. 이제 막 시작한지라 정신이 없어요(웃음). 정확한 정보도 부족하고 유동인구가 없어서 잘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상호도 처음에는 ‘그림 가게’로 하려다 그림을 접하지 않는 분들에게 다가가기 어렵겠다 싶어서 잡화점으로 정했어요. ‘이런 가게에서 그림을 하나 구매할 수 있구나~!’라는 기쁨을 나누는 것이 목표이자 희망입니다.”

전공자인 그녀도 갤러리에서 판매되는 작품 가격을 보면 괴리감이 있었단다. 비싼 가격의 그림보다는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컸다. 

‘달고나’는 ‘달과 고양이와 나’다. 달달하고 친근한 컨셉으로 운영 취지에 맞게 정했다고 한다. 고양이를 키우고 있기에 가족 같은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공간에서 주로 밤에 작업을 하며 받는 달밤의 감성적인 느낌이 그녀 자신과 잘 맞는다고 했다.

‘달고나’ 이름이 참 예뻤기에 그리고 달밤의 감성이 내포하고 있는 작가만의 고유한 세계도 궁금했기에 조금 더 구체적인 설명을 요청했다. 

방문객의 여행사진으로 그려주는 초상화
방문객의 여행사진으로 그려주는 초상화
공간 장식겸 판매용으로 전시되고 있는 달고나백화점의 작품들.         사진 김예진 시민기자
공간 장식겸 판매용으로 전시되고 있는 달고나백화점의 작품들.    사진 김예진 시민기자

“춘천에 오기 전 처음 만들었던 작업실은 ‘달고나’보다 그리 훌륭하지 않았어요. 그 분위기에 혼자 빠져 있었죠. 우연히 길고양이를 키우게 됐어요. 작업실 창문에 올라 앉아 있는 고양이 ‘아로란다’와 달이 어우러져 참 포근했어요. 그래서인지 제 작품에서 밤, 달, 고양이의 이미지가 많이 나와요. 미래가 불투명하고 작가로서 딱히 정해진 활동 영역이 없어서 불안한데 고양이랑 같이 생활하면서 서로 의지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마음의 쉼터 같아서 가족이 되어버렸어요. 저랑 교감이 되는 그 순간 반하게 되었나 봐요.”  

현재 ‘잘 나가는’ 작품은 초상화라고 한다. 춘천을 여행하며 찍은 사진을 그림으로 제작해 준다. 사진의 얼굴이 그림으로 바뀌는 결과물에 신기해하며 좋아한다고. 주요 고객은 가족, 커플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온다. KBS ‘다큐3일’ 프로그램에서 육림고개가 방영된 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땅끝 마을 해남에서 혹은 해외에서 온 사람들도 있었다. 아기 초음파 사진을 가지고 와서 그림을 의뢰한 임산부 손님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개인 작업을 할 때에는 무의식 속에 있는 꿈을 표현해요. 초상화 작업은 사진마다 그분들의 히스토리가 있고 ‘내 그림이 아니구나’ 했죠. 한번 찍어 드리는 사진 같은 것으로 생각했는데 제가 경험하지 못한 그들만의 이야기를 그림에 담다 보니 ‘같이 공감해야 하는구나’ 하고 깨닫게 됐습니다. 잡화점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제 그림에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니 제가 드리는 춘천에서의 선물이 되더라고요.”

춘천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선물을 주고 있는 그녀에게, 그리고 이미 춘천사람이 된 그녀에게 어떤 감성으로 춘천을 만들어 가고 싶은지를 물었다.

“호기심이죠. 여행자일 때 하고는 다르게 직접 살아 보니 익숙해지고 있더라고요. 작가이기에 그리고 ‘유니크’한 도시를 발견한 행운아이기에 새로움과 호기심을 오래도록 유지하고 싶거든요. 춘천에 20년 넘게 살고 계시는 분들에게도 여행자의 느낌이 들도록 새로움을 전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춘천은 다양한 문화 활동과 공간, 그리고 내용들이 있기에 풍요로운 도시 느낌을 주고 그 자체가 작품이지요. 춘천이라는 작품에 저의 새로움과 호기심을 보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새로움으로 춘천에 다가선 그가 참 고맙다. 인터뷰하는 동안 그의 대답을 적어가는 노트에 신선함이 가득 채워지기에 봄을 먼저 맞이하는 기분이었다. ‘달고나’가 주는 편안한 감성에 그의 호기심이 더해져 만들어질 문화가 기대된다.  

백종례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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