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솔 (춘천시문화재단 경영지원팀 팀원)
김다솔 (춘천시문화재단 경영지원팀 팀원)

봄은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첫 시작을 알리는 시기다. 하지만 그 시작은 청년의 입장에선 고달픈 대학생활 또는 취업전선에 몰두해야하는 시기일 뿐이다. 2019년 1월 기준, 청년실업자 수는 37만8천 명, 여전히 많은 편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경제에만 몰두하는 흐름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현실이다. 실업률, 취업률 같은 돈과 관련된 부분으로만 삶의 질을 평가하고 있는 현실은 장기적으로 우리 모두에게 해로울 게 분명하다. 설상가상,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우리 모두는 무능하다. 왜 우리는 문제를 직접 마주하지 못하고 외면하고 있는 것일까? 

세대를 거듭하면서 삶은 더 윤택해지고 편리해진다. 지금은 터치 하나만으로 물건 결재를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지만 1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의 손엔 폴더폰이 들려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가? ‘나’는 그만큼 진화했는가? 업그레이드되었는가?

나 자신을 포함해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쓸모를 모른 채 살아간다. 그냥 좋은 대학교를 나와 좋은 직장에 취직해 가정을 꾸려가는 것만이 정답이 돼버린 사회다. 매년 약 40만 명의 ‘공시생’들이 공무원을 목표로 시험공부에 파묻혀 있다. 혹여 그 목표를 이룬다 한들 그 앞의 인생 저 너머로는 나아가질 못한다. 그동안 매뉴얼화 된 길만 갔기 때문에 그게 없는 사회생활은 한 발 내딛기가 어렵고 두렵기 때문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유추할 수 있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나 자신에 대한 쓸모’를 내가 찾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쓸모는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지위와 능력’이 아닌 나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고 유용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그 예는 음식 만드는 것, 생활필수품으로 여겨지는 도구나 기계를 고치는 생활 기술,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를 고민하는 인문학적 사유까지 다양하다. 사실, 중장년 그리고 ‘시니어 시민’들이 교육받고 있는 평생교육과 유사하다. 아니, 같다. 

그러나 이제는 전 세대에게 필요한 보편적 복지정책이라 이름 붙여야 한다. 차별을 두어야 할 것이 있다면 연령별 성격에 맞춰 교육복지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뿐이다. 청소년에게는 성인이 되었을 때 필요한 능력을, 청년에게는 사회초년생으로서 주변 사람과 공존할 수 있을 능력 등을 키울 수 있도록 체계화된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그런 교육 혜택을 받았다면 그는 어느 지역, 어느 사회든 적응해 나가며 본인의 쓸모를 자발적으로 찾는 인재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런 구성원들이 증가할수록 자신의 쓸모에 맞는 삶을 살아가는 흐름이 형성될 것이고 우리사회 속 ‘뜨거운 감자’의 열기를 가라앉혀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죽은 생선들이 다 같이 휩쓸려 간다’는 중국 속담이 있다. 한 목표에 강박을 갖는 우리 사회가 진심으로 두려워해야 하고 경계해야할 말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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