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대수 17대지만 예산 부족 이유로 장애인 콜택시는 14대뿐
“아쉽지만 어제 오늘 일 아니다…시나 도가 노력하는 모습도 보여”

지난달 11일 춘천시의회 제228회 임시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김경희 의원(민주당·비례대표)은 장애인 이동차량 운영주체를 하나로 통합하자고 제안했다. 장애인들을 위해 이동차량 시스템을 일원화 해 효율적 예산집행이 이뤄지도록 하자는 취지였지만 여기저기서 반발이 잇따랐다. 

김 의원의 제안은 “장애인 콜택시와 다른 장애인 이동차량은 성격이 달라 통합하지 않는 것이 맞다”는 시의 권고가 나오면서 없던 일이 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장애인 단체는 이러한 선의에서 비롯된 해프닝에 대해 별 것 아니라는 반응이다. 진짜 어려움들은 따로 있다고 말한다.

봄내장애인콜택시를 위탁 운영하고 있는 춘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학수 센터장은 “장애인 콜택시 법정대수 17대가 확보됐어야 하지만 아직 3대가 확보되지 않았다. 올해 3대를 더 지원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봄내장애인콜택시가 운영된 지 6년 됐지만 다른 장애인 단체에서 이용하던 차량을 인수받아 시작한 것이라 낡은 차량들이 많다. 이미 서너 대에 문제가 있지만 사용기간 9년을 채워야 새 차로 바꿀 수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장애인 콜택시는 1·2급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200명당 1대를 도입하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다. 춘천에는 3400여 명의 1·2급 중증장애인이 있어 17대가 필요하나 시정부는 예산 문제로 아직까지 법정 대수를 지원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시각장애인협회(이하 시각협회) 춘천시지회 반익수 회장은 봄내장애인콜택시와 달리 시각협회에서도 2003년부터 2대의 장애인 이동차량을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차량 노후화 문제는 없지만, 2대 중 1대는 시정부 지원 없이 시각협회가 구입했다”고 말했다.

올해 1월에 출범한 장애인 체육회에 대해서도 “장애인 체육회가 비장애인 체육회 소속의 한 과로 있을 때보다 독립하면서 유류비나 간식비 등의 예산은 오히려 축소됐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장애인에 대한 개선되지 않은 사람들의 인식은 가장 고질적인 문제인지도 모른다.

내일을여는멋진여성(이하 멋진여성) 강원협회 김수진 회장은 “장애인들과 함께 수영장 프로그램에 참여하러 갔더니 운영진으로부터 준비가 오래 걸린다며 면박을 들었다.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보다 준비가 오래 걸리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한 “비장애인 가운데 ‘장애인들이 물에서 소변을 보니 들이지 말라’는 사람도 있었다”며 분개했다.

한편, 장애인 단체의 대표들은 “예산 지원 등에서 아쉬운 점이 있긴 하지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시나 도가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며 희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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