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춘 추리 마술극 “산타피습사건”은 마술과 연극, 음악이 결합된 복합 공연 극으로 관객으로부터 ‘유쾌하며 색다른 공연’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올해는 더 확장하고 좀 더 많은 관객과 만나기 위해 몸짓극장에서 인형극장으로 무대를 이동할 예정이다. 이 공연을 기획, 연출하고 무대에서 직접 마술공연을 펼친 마술 공연 팀 ‘화이트릭스’의 함성훈(31) 씨와 이태훈(30) 씨를 만났다.

이 둘은 각각 열여섯, 열다섯 살 때부터 춘천의 마술공연기획사에서 만나 13년을 동고동락하고 있다. 5년 전부터는 강원 유일의 ‘다원예술 전문법인 문화강대국’ 소속 예술가로 함께하며 다양한 복합장르 무대를 꾸미고 있다. ‘문화강대국’에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이 많아 언제든 댄스나 음악 등의 조력을 받을 수 있었고 마술 외적으로 기획이나 연출도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희극인 삼룡이’에서는 마술이 아닌 순수 연극만으로 무대에 서기도 했다.

마술공연 팀 ‘화이트릭스’의 이태훈(왼쪽) 씨와 함성훈 씨.
마술공연 팀 ‘화이트릭스’의 이태훈(왼쪽) 씨와 함성훈 씨.

둘은 언제나 서로에게 든든한 의지가 된다. 눈빛만 봐도 공연에서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있어 준비한 무대를 더욱 완벽하게 보여줄 수 있다. 

“한번은 무대에 올라 마술을 진행하는데 중요한 소품 하나를 빠트렸더라고요. 순간 성훈 형이랑 눈이 마주쳤다가 돌아보니 그 소품이 놓여있었어요. 눈빛 하나 손짓하나에 이제는 호흡이 척척 맞는 거죠.”

실생활에서 두 사람의 성격은 좀 대조적이다. “저는 외향적이고 활발한 성격이지만 무대에서는 주로 정적인 공연을 펼칩니다”라는 이태훈 씨의 말을 “저는 복잡한 관계를 피하고 조금은 내성적인 성격일수 있어요. 그렇지만 활발하고 역동적인 무대를 좋아하죠”라고 함씨가 받는다. 이렇게 쳇바퀴가 홈을 맞춰가며 굴러가듯 그들도 다른 성격이 오히려 상대방의 성격에 맞물려 시너지를 냈다고 한다. 사춘기를 함께 보내고 마술의 기초를 배울 때도, 함께 가는 길에 서서 고민을 할 때도 그들은 함께 했다. 

이 두 마술사는 스토리 중심 공연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기술적인 부분은 동영상 등으로 원리가 알려지며 신비감을 주는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마술과 연극, 댄스와 음악이 결합된 콜라보 무대는 마술의 매력을 더 부각 시킬 수 있고 관객의 몰입도도 끌어올릴 수 있다. 

아이템으로 승부를 보는 시대, 두 사람도 마술 중심의 재미있는 영상을 제작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마술이 예술인가에 대한 물음은 마술현장에서도 계속 되는 질문이지만 이들은 “마술은 기획, 연출, 연기, 구조물 등이 어우러진 예술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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