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학교에서 가정중학교로 … 손진근 교장

남면에 있는 가정중학교는 강원도 최초의 공립 대안중학교다. 올해 세 번째 입학생을 맞아 전교생 108명이 모두 채워졌다. 특성화 교육과정으로 ‘스스로 삶’, ‘더불어 삶’, ‘배우는 삶’을 가르치는 참교육 현장에 지난해 11월 새로 부임한 학교장 역시 새로운 봄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손진근 교장은 우리나라 대표적 대안학교인 제천간디학교에서 오랫동안 아이들과 함께했다. 10년간 경험을 바탕으로 대안교육을 고민하는 사람을 위해 《흔들리며 피는 꽃 간디학교》라는 책을 저술하기도 했다.

현장경험 능력으로, 또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춘천이라는 곳에 올라온 손 교장을 봄기운 만연한 지난 4일에 학교에서 만났다. 

손진근 교장은 제천간디학교에서 지난해 11월 가정중학교로 부임했다.
손진근 교장은 제천간디학교에서 지난해 11월 가정중학교로 부임했다.

가정중학교에 오게 된 계기, 간디학교 반응은?

지난해 간디학교에서 안식년을 맞이해 쉬고 있었는데 도중 교장공모를 알게 됐고 반신반의 하는 마음에서 지원했다. 강원도에 실력 넘치는 분들이 많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합격 소식을 듣고 자신은 물론 간디학교에서도 적잖이 당혹했다. 가정중학교가 현장에서 오래 있었던 경험 많은 교장을 필요로 해서 올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싶다. 간디학교 동료들은 새로운 곳에서 대안학교의 또 다른 불씨, 씨앗이 되라고 응원해줬고 스스로도 그렇게 다짐하고 왔다.

개학하고 약 한 달, 감회가 어떤가?

이 학교를 온 것은 스스로에 대한 도전이어서 새로 시작함에 설렘도 앞선다. 설레는 마음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다. 인가학교 시스템에 대해 배울 것도 많다. 그간 쌓아온 경험을 잘 융합해 새로운 모델도 연구해야 한다. 간혹 당연한 것에 대한 논의를 거쳐야하는가에 의문이 들었는데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도 많다. 현재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는 과정에 있다. 그런데 겨울을 지내보니 시설이 넓고 좋지만 에너지가 많이 소비돼 자연과 상생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풀어야할 숙제다(웃음). 

꼭 지키고 싶은 교육철학이 있다면.

민주주의 학교다.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사 그리고 교사와 교사 간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탁월함에 대한 도전이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누군가 탁월해서 이끄는 교육이 아닌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함께 가는 것이다. 서로 이야기하고 통합해 가면서 가고 싶다. 내 학교라는 의식을 가지고 학생도 자치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 인가학교는 학교운영위원회에 학생을 포함시키지 않고 있는데 내년에는 학생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로 꼭 바꾸고 싶다. 미숙하더라도 스스로 결정하는 경험이 쌓이면서 성장하는 것이다.

2학년 아이들과 담소 나누는 손 교장.
2학년 아이들과 담소 나누는 손 교장.

기숙사학교는 어떤가?

장점도 있고 어려운 점도 있다. 동아리 활동이 열 시 까지 진행돼 학생들의 배움에는 끝이 없다. 학생들은 공동체 생활에서 생긴 문제와 갈등을 피할 수 없고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성숙해 지는 것은 좋은 점이다. 어려운 점은 간혹 입학생들에게 분리불안 증세가 있고 교사들은 24시간 긴장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선생님들의 열정과 애정이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모든 선생님이 훌륭하다. 가정중학교는 새로운 사례와 모델을 만들기 위해 큰 비용을 투자해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함께 어울리며 진행한 프로그램으로 이렇게 성장하더라’ 라는 사례가 전파되도록. 이에 꼭 기숙사 학교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기숙사 없는 대안학교가 가까운 곳에 많이 생길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미래를 바라보며 어떻게 교육해야 하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국가가 가르쳐야 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무엇을 배울 건지 스스로 물음을 던지고 결정해 배워야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학습이다. 현실적으론 어렵다. 그동안 아이들에게 적은 돈으로도 행복할 수 있음을 가르쳤다. 자기 삶을 설계하고 행복하게 지낸 아이들은 누구나 겪는 어려움을 잘 수용할 수 있다.

손 교장은 학생들과 교사들을 위해 어떻게 지지해주고 힘든 점들을 살필지 고민이 많다. 소통하면서 서로 연결돼 있음을 확인시켜 힘을 실어주고 싶다고 한다. 그는 이를 위한 미니 프로젝트들이 잘 실행되었는지 2020년 봄, 2차 인터뷰를 약속했다.

   유은숙 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