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화, “생각한다는 과정이 결여된 생각은 고집으로 연결”
‘금토’ 인문학교, 7월까지 매월 셋째 주 화요일 저녁 7시

 문화커뮤니티 금토와 G1강원민방이 정치, 사회, 종교와 연계되는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키우기 위한 ‘2019인문학교’를 주최했다. 인문학교는 지난 16일 G1강원민방 강당에서 ‘권력들, 우리 삶을 바라보는 프리즘’이라는 주제로 문을 열었다.

7월까지 매달 셋째 주 화요일 개최하여 총 4회로 준비된 ‘인문학교’의 첫 출발은 홍세화 사회운동가의 ‘20:80으로 양극화된 사회와 민주주의 사이의 모순’이라는 주제였다. 홍 강연자는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후 1979년 남민전 사건에 연루되어 프랑스로 망명했다가 2002년 한국으로 영구 귀국해 작가, 언론인, 교육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약 60여명의 청중들이 참석한 ‘인문학교’에서 ‘양극화된 사회와 민주주의 사이의 모순’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는 홍세화 사회운동가.
약 60여명의 청중들이 참석한 ‘인문학교’에서 ‘양극화된 사회와 민주주의 사이의 모순’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는 홍세화 사회운동가.

먼저 그는 자신을 ‘은행장’이라 밝혔다. 생계형 범죄자의 보석금을 빌려줘 감옥행을 면하게 해 절박한 사람을 돕는 ‘인권은행’의 은행장이라고 설명했다. 

본격 주제로 넘어가며 그는 ‘내 생각은 어떻게 내 생각이 되었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생각이라는 것은 태어날 때부터 생겨난 것이 아니라 후생(後生)적이며 우리는 대중매체와 제도교육에 의해 주입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어려서부터 질문을 던지고 의문을 제기하는 유럽과는 달리 서열을 위한 객관식 질문과 주입식 교육으로 우리의 생각에는 주체성이 결여됐다.”

그는 생각의 주체성을 설명하기 위해 데카르트와 스피노자 말을 인용했다. 데카르트의 유명한 명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어원상 따져보면 회의하는 사람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라 했다. 이 전제로 보면 한국인은 “생각을 던지며 살지 않아, 생각하는 동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스피노자는 “사람은 현존재를 고집한다”며 생각의 성질 중 ‘고집’을 강조했다. 이 말을 인용해 그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다’는 과정이 생략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생성된 ‘생각’을 고집하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영역에 대치되는 생각을 가지고 고집을 부린다고 말했다. 

20% 구성원의 생각을 80%의 시민이 가지고 있는 것이 이러한 이유에서 파생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을 막고 중간층이 넓어지는 바람직한 상황으로 가려면 존재하는 곳에 맞는 의식을 규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홍세화 운동가는 “고집하는 존재를 넘어 제대로 알기도 전, 혐오하는 존재가 돼 가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며 “어떠한 교육을 통해 시민의 민주적 역량을 구축할 것인지가 중요한 공통의 과제”라고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

다음 강연은 5월 21일 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이경구 교수가 ‘역사 속 권력’이라는 주제로 진행한다.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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