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5·18민주화운동동지회 ‘39년만의 외출’
인간적 감정 고스란히 담긴 고백에 청중들 공감

5·18광주민주화운동 39주년을 맞은 지난 18일 춘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춘천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와 ‘강원5.18민주화운동동지회’가 주최한 ‘5·18광주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식 및 강연회’가 개최됐다.

강원5·18민주화운동동지회 회원들을 비롯해 5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1980년 당시 춘천 에서 치열하게 민주화운동을 전개했던 이들의 생생한 증언이 담겨있는 다큐멘터리 영상 상영과 그들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직접 듣는 대담 형식의 강연회로 구성됐다.

강연회가 끝나고 ‘호닮사’와 함께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강연자들과 참석자들.
강연회가 끝나고 ‘호닮사’와 함께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강연자들과 참석자들.

다큐멘터리 영상 제작에는 ‘춘천영상공동체 미디콩’이, 대담 진행에는 허소영 강원도의원이 수고를 더했다.

다큐멘터리 영상에는 강원5·18민주화운동동지회 최윤 회장을 비롯해 박종민, 성낙철, 허인규 씨 등 4명이 출연해 당시 대학생 신분으로서 민주화운동의 주축으로 활동한 이야기, 이후 군·경에 의해 ‘춘천보안대’에 끌려가 전기고문을 받는 등 모진 고초를 겪은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영상 상영에 이은 강연회에서는 최윤, 박인균, 이혜숙, 김래용 씨의 진솔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군·경의 추적을 피해 도망 다닐 때 느꼈던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 고문 받을 때의 두려움과 인간으로서의 좌절감, 그 기억으로 인해 이후 불의의 상황에 직면했을 때 주저하게 되었다는 고백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눈물짓게 하기에 충분했다.

최윤 회장은 “광주에서 민주화운동을 한 사람들은 목숨을 잃었는데 그에 비해 우리는 너무 편하게 한 것 같은 부채의식 때문에 그동안 이러한 행사를 마련하지 못했었다. 다만 춘천에서도 분명한 민주화운동 물결이 있었기에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이 되는 내년에 이 행사를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김진태 의원의 발언을 묵과할 수 없어 1년 앞당겨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춘천시민연대 노래패 ‘호수를 닮은 사람들(호닮사)’의 노래 공연이 사이사이 편성돼, 당시 정서를 잘 표현한 노래로 행사 전체의 흐름을 이어가도록 했다. 행사 마지막에는 참석자 전원이 일어나 ‘호닮사’와 함께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기도 했다.

행사가 끝난 뒤 최윤 회장은 “1980년도에 춘천에서 일어난 민주화운동뿐만 아니라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춘천에서 일어난 민주화운동의 흐름들을 모아 기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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