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평등과 사회정의가 실현되는 사회’, ‘자연과 인간이 조화로운 세상’, ‘건강한 지역공동체’라는 구호를 내걸고 여성운동을 펼쳐가고 있는 춘천여성민우회가 창립20주년을 맞았다. 지난 4일에는 기념토론회와 기념식을 열었고, 14일에는 기념밥집, 24일에는 영화제를 연다.

‘시민과의 동행’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춘천시민 모두가 이 세상 누구보다 존중 받는 사회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신문으로서 《춘천사람들》은 이 단체의 창립20주년을 누구보다 더 축하한다. 춘천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많은 시민단체들이 다 열악한 상황에서 어떤 단체는 30주년을 맞기도 하는 등 축하하고 감사해야 일이 이 외에도 많이 있다. 하지만 민우회에 더 큰 박수를 보내는 데는 달리 이유가 있다. 다른 단체의 일은 모두 양성이 다 함께 모여 시민의 이름으로 일을 하지만 이 단체가 하는 일은 성 차별이라는 만만치 않은 주제를 하나 더 껴안는 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양성평등을 실현하고자 하는 운동단체라 남성도 회원으로 가입은 하고 있지만 쉬 인구의 절반과 척을 질 수 있는 상황에 봉착할 수 있어 그리 쉬운 운동이 아니다.

최근 춘천에서도 여성친화도시 조성과 관련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어 고무적인 분위기가 없지 않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이재수 시장이 후보시절 공약의 하나로 지난 해 여성친화도시를 제시했고 그 실천의 일환으로 올해 2월 ‘춘천시 여성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가 가결되었다. 조례에서 정하고 있는 ‘여성친화도시 시민참여단’이 지난달 21일 발대식을 가졌는가 하면 28일에는 여성친화도시 계획수립용역의 중간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9월에는 여성가족부에 여성친화도시 지정 신청도 한단다.

그러나 국내에 이미 90개 가까운 지역이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되어 있고 강원도에서도 강릉, 정선, 동해 등이 이미 여성친화도시 지정을 받은 현실을 고려할 때 춘천시의 양성평등 노력은 다소 뒤쳐졌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여성친화도시 계획수립을 위한 공무원 대상 의견조사 결과를 보면 실망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다. 여성친화도시에 대한 공무원들의 의견을 알기 위해 춘천시청 내부통신망을 통해 1천478명에게 설문지를 돌렸으나 22%만이 응답했다. 시장의 공약사항으로 조례까지 제정하였지만 여성친화도시와 관련한 공무원들의 관심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여성친화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데 대한 공감은 5점 만점에 3.83점으로 다소 높게 나와 다행스러웠다.

춘천시의 최근 노력에 의해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조사결과가 발표된 지난달 28일 이전까지 춘천시민이 내린 춘천시정의 여성친화정도와 관련한 평가는 낮게 나왔다. ‘정책결정에서 여성의 의견이 반영된다’는 진술문에 대한 찬성정도는 5점 만점에 2.7점의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양성평등은 ‘여성 상위 시대’를 추구하는 일이 아님은 누구나 다 안다. 어느 여성단체도 이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양성이 모두 서로를 귀하게 여겨 인간으로서 완성된 모습으로 나아가자는 제안이다. 춘천이 여성친화도시의 취지를 잘 살려 앞으로 양성평등 선진도시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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