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빛마을 별빛아이들] 별빛 부모들, 그리고 모든 부모들과 나누고 싶은 말
★ 별빛마을 별빛아이들] 별빛 부모들, 그리고 모든 부모들과 나누고 싶은 말
  • 차혜린 (별빛산골유학센터 교사)
  • 승인 2019.07.2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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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혜린 (별빛산골유학센터 교사)
차혜린 (별빛산골유학센터 교사)

나는 출산과 양육을 아직 경험하지 못했다. 때문에 내가 하는 말이 부모들의 입장에서는 ‘아이를 키워보지 않아서 그래, 교사로 만나는 것과는 달라’ 라는 생각에 마음에 와닿지 않을 수 있겠다. 하지만 꼭 말하고 싶다. 모든 부모들은 ‘좋은 부모 밑에 좋은 자녀’라는 말에서 해방되어야 하며, ‘아이의 성장과 성격 형성에 부모의 양육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주디스 리치 해리스의 양육 가설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물론 나 역시 ‘사돈 남 말 할 처지’는 아니다. 나 역시도 교사로서 아이의 성장에 내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믿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비록 내 아이를 낳고 키운 경험은 없지만, 대안학교 교사 생활을 하는 동안 마음으로 만나 온 수많은 아이들이 있다. 또 자연스럽게 수많은 부모들을 만나왔다. 5년차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분명 자녀를 키운다는 것은 ‘평화로움은 한때, 갈등과 문제의 연속’인 일일 것이다. 그러니 한창 커가는 아이들이 모인 학교란 얼마나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는 곳이겠는가. 문제 상황은 늘 발생해 왔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모와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부모들의 깊은 ‘죄책감’을 늘 마주하게 되었다. 상황도, 사람도 참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대하는 부모들의 태도는 다양했다. 자녀의 잘못을 항상 당신의 잘못으로 여기며 고개를 못 드는 부모님도 있었고, 자신에게 마음의 병이 있어서 아이에게도 그 병이 생겼다고 여기며 함께 치료받기를 택하거나, 자신은 그렇게 키우지 않았다며 답답해하거나 화를 내거나, 내 아이의 잘못이 아닌 다른 아이의 탓으로 돌리며 부인하는 부모도 있었다. 그러나 다양한 태도의 뒷면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아이의 잘못을 부모 스스로, 자신의 문제로 결론짓고 있었다는 것. 물론 부모에게는 아이가 성인이 되기 전까지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교육받게 해 한 사람의 성인으로 살아갈 수 있게 키워내야 하는 책임이 있다. 또 미성년인 자녀에 대한 부모의 영향은 분명히 강하다. 

그러나 자녀가 하는 모든 행동이 부모로부터 오지 않는 것처럼, 아이의 모든 문제도 부모로부터 오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부모는 자녀의 문제를 다룰 때 내 것이 아닌 ‘너의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다만 미성년이기에 ‘너의 문제를 함께 해결할 책임이 있다’라는 것이 따라올 뿐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부모는 아이의 문제를 보다 객관적으로 보고 담대하게 대처할 수 있으며 아이들 역시도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 

아이가 유아기 일 때는 부모만이 세상의 전부이다. 그러나 초등학교 저학년 즈음이 되면 아이의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로 채워지게 된다. 아이가 스스로 준거집단을 정하게 되면서부터 아이의 세상은 독립성을 갖기 시작한다. 만일 부모의 행동양식이 아이가 생각하기에 가장 기준으로 삼고 싶은 행동양식이라면 아이는 부모 행동의 많은 부분을 닮게 되겠지만, 기준으로 삼고자 하는 것이 또래 집단일 경우 집 밖으로 나오면 전혀 다른 아이가 된다. 부모는 이를 인정해야 한다. 부모가 아이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초등학교 때까지가 마지막일 것이다. 부모의 중요한 역할은 좋은 또래집단을 만날 가능성이 높은 곳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 정도다.

좋은 또래집단에서 ‘좋은’이란, 성적이 좋고 부모님의 사회적 지위가 높은 것을 뜻하진 않는다. 친구의 마음을 헤아리고 배려할 줄 알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가는 데 더 큰 의미를 담는다. ‘별빛’에서 지내는 동안 부모들을 만나며 아이에게 이와 같은 의미의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자 ‘별빛’을 선택했음을 알게 되었다. ‘별빛’의 부모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인정하고 내려놓고 싶다. 아이들은 우리가 완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성실하게 열심히 애쓴다고 해도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아이가 무엇을 보고 배웠든, 성장하는 순간을 분명 마주하게 된다. 활짝 웃는 모습, 반짝이는 눈동자, 따듯한 행동을 마주하게 된다. 나는 그 순간을 ‘별빛’ 부모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곱씹고 싶다. 함께 ‘아이 키우는 것’을 기쁘게 즐기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모두 해방되자, 자유로워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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