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퇴계동 남부새싹공원·칠전동 신남공원 내년 완공 목표
“조금씩 다쳐가며 크게 다치지 않는 방법 배우는 놀이터”

우레탄이 깔린 깔끔한 바닥에 미끄럼틀, 그네, 시소 등이 덩그러니 멈춰 있다. 이렇게 좋은 시설에 왜 아이들이 없을까.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어른 기준으로 만든 획일적인 놀이터 대신 아이들이 아이답게 놀며 배우는 진정한 놀이의 장을 만들려는 시도가 나오고 있다.

춘천시 시민주권담당관실은 지역 아이들과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고안한 놀이터를 만들기 위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정비가 필요한 오래된 놀이터인 퇴계동의 ‘남부새싹공원’과 칠전동의 ‘신남공원’ 두 곳을 선정하고 지난 13·14일 이 놀이터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지난 13일 ‘남부 새싹공원’에서 마을이 함께 만드는 진짜 놀이터 사업 설명회가 열렸다. 놀이터협의체 김호연 대표가 일본의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지난 13일 ‘남부 새싹공원’에서 마을이 함께 만드는 진짜 놀이터 사업 설명회가 열렸다. 놀이터협의체 김호연 대표가 일본의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설명회는 안전하지 않은 놀이터와 허술한 관리, 획일적인 놀이터 시설 대신 ‘진짜 놀이터’를 만들려는 취지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날 설명회를 거쳐 해당지역 주민 10인 이상으로 구성된 마을공동체를 공모할 예정이다. 마을공동체는 12월까지 춘천사회혁신센터와 춘천시놀이터협의체의 컨설팅 지원을 받는다. 지원을 통해 역량강화가 이뤄지면 마을공동체는 놀이터 기본계획수립시 조성방안, 공간배치, 관리·운영체계 등에 대해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된다. 새로운 놀이터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놀이전문가로 활동해 온 놀이터협의체 김호연 대표는 지난해 10월 편해문 놀이터 전문가와 일본 놀이터를 탐방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진짜놀이터의 사례와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사례로 든 일본 놀이터의 아이들은 “흙, 나무, 물 등 자연소재로 얼기설기 만들어진 놀이터. 계단이 없고 위험하고 오르기 힘든 놀이터에 아이들은 조금씩 다치기도 하며 도전하고 성장해 크게 다치지 않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시민주권담당관실 유성철 마을자치담당은 그동안 “‘아이들이 노는 진짜 놀이터는 무엇일까? 또 노는 공간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어른의 시선으로 만든 놀이터들이 전부인 도시 지역에서 주민이 주도해 놀이터를 바꾸는 일을 하고자한다”면서 주민들에게 적극적인 참여를 권유했다.

언덕과 개울, 통나무 밖에 없는 놀이터가 생긴다면 몰려온 아이들이 어떤 놀이를 스스로 개발해 나갈지 궁금하다는 기대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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