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특집 : 노동 현장의 ‘가정 밖 청소년’] ③ 아르바이트 경험자 ‘M’ 인터뷰
[기획 특집 : 노동 현장의 ‘가정 밖 청소년’] ③ 아르바이트 경험자 ‘M’ 인터뷰
  • 홍석천 기자
  • 승인 2019.08.26 0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소년시급을 따로 정해 일을 잘 못하는 대신 최저시급을 적게 주는 방안이라도 있었으면”

청소년 노동 권리 증진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미 사람들이 상상하는 수준 보다 훨씬 많은 청소년들이 학업에 종사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 다양한 개인적 사정과 사회적 환경에 의해 노동 현장에 나가고 있다. 청소년 인구가 감소함에도 노동 인구 가운데 청소년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을 정도다.  이제 청소년 노동현실에 눈을 돌려야 할 상황이다. 특히 열악한 노동 시장으로 밀려나는 학교 밖, 가정 밖 사회취약계층 청소년은 단순한 청소년 노동과는 달리 인권, 복지 등 심각한 문제와 직결돼 있다. 《춘천사람들》은 한국사회가 하루 빨리 청소년 노동문제에 관심을 가지기를 바러는 마음에서 청소년 노동 현장의 제1전선이라 할 가정 밖, 학교 밖 청소년 노동 실태와 문제, 해결방안을 다양하게 취재해봤다. -편집자주

 

아르바이트를 언제부터 하기 시작했나?

-어릴 때부터 가정환경이 좋지 않았다. 간간이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본격적인 경제활동으로서의 아르바이트는 고1 때부터 시작했다. 장어 식당에서 처음 일했다. 가정폭력 때문에 누나가 먼저 집을 나갔고 얼마 후 나도 집을 나왔다. 누나는 성인이어서 비교적 쉽게 일을 구했지만 나는 그럴 수 없어서 잠깐씩 일하고 누나 원룸에 얹혀살았다. 올해부터 성인이 되어 안정적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청소년 아르바이트, 쉽게 구할 수 있나?

-아니다. 그게 사실 가장 문제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소년들도 돈이 필요한 사정이 다 다르다. 어떤 아이들은 친구들과 여가시간을 보내거나 여자 친구와 데이트하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알바를 하기도 하고 취미생활을 위해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아이들에게 아르바이트는 하면 좋고, 안 하면 그만인 일이다. 하지만 나처럼 하지 않으면 생활할 수 없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사람에게 아르바이트는 생존이다. 그런데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기가 너무 힘들어졌다. 정식으로 일을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다 보면 나쁜 유혹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처음부터 고수익을 노리고 나쁜 일을 하는 아이들은 별로 없다. 돈은 필요한데 아무리 찾아도 일자리가 없다 보니 중고제품 사이트에 사기를 치거나 성인이라고 속이고 일을 하기도 한다.

청소년이 가장 선호하는 아르바이트는 페스트푸드점이다. 대기업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시급이나 주휴수당 등 처우가 정확하게 지켜져서다. 그러나 숙련도, 야간 근무 제약 등으로 이런 일자리를 구하기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청소년이 가장 선호하는 아르바이트는 페스트푸드점이다. 대기업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시급이나 주휴수당 등 처우가 정확하게 지켜져서다. 그러나 숙련도, 야간 근무 제약 등으로 이런 일자리를 구하기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어떤 점에서 힘들어졌나? 이유는 무엇인가?

-나 같은 경우 최저시급이 많이 오르면서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워졌다. 정부에서 최저시금을 올리는 이유를 이해한다. 하지만 사장님들이 알바를 예전처럼 고용할 수 없다는 것도 현실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밀려나는 건 청소년들이라는 점이다. 어른보다 일을 잘 못하기 때문이다. 숙련도도 떨어지고 오래 버티지도 못한다. 또 학교생활을 병행하는 아이들도 있으니까 시간적인 제약이 많다. 사장님들에게는 매력이 떨어질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청소년을 먼저 내쫓는다. 그런데 한편으로 가장 절실하게 아르바이트가 필요한 것은 또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소년이다. 정부가 이런 것까지는 배려하고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 차라리 청소년시급을 따로 정해서 일을 잘 못하는 대신 최저시급이라도 적게 주는 방안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청소년 알바의 시급을 내리라는 말이 좀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그만큼 일자리가 시급한 청소년이 있다는 말이다.

어떤 아르바이트를 해 왔나? 어떤 아르바이트를 선호하나?

-일단 우리에게 일자리에 대한 선택권은 없다. 일자리 선택권은 고사하고 지역에 대한 선택권도 없다. 알음알음 일자리가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서울이고 어디고 다 간다. 지금 춘천에 와 있는 것도 춘천에 한 페스트 푸드 점에서 일자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전에는 전라도에 있었다. 경험해 본 일은 많다. 가장 많이 청소년을 고용하는 업종은 아무래도 식당이다. 설거지나 서빙 등 단순한 업무가 많기 때문이다. 편의점은 거의 고용하지 않는다. 밤에도 일할 사람이 필요하고 주류나 담배도 판매하기 때문이다. 이런 제약들도 청소년 구직에 제약이 된다. 가장 선호하는 아르바이트는 페스트푸드점이다. 대기업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시급이나 주휴수당 등 처우가 정확하게 지켜지게 돼 있다. 지킬 것은 다 지켜준다.

현재는 성인이다. 정규직으로 전환하려는 생각이 있나?

-전혀 없다. 최저 시급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월급이 정해져 있는 작은 업체보다 아르바이트가 훨씬 유리하다. 말이 좋아 정규직이지 월급 200만원도 안 주면서 하루 12시간씩 일을 시킨다. 나뿐만 아니라 비슷한 환경의 친구들도 모두 월급보다 시급을 훨씬 좋아한다. 고등학교 졸업을 못했기 때문에 검정고시를 볼 예정이다. 그러려면 공부할 최소한의 시간은 있어야 한다. 지금은 성인이 됐기 때문에 최저시급이 올랐다는 점의 좋은 점을 많이 느끼고 있다. 게다가 밤늦게까지도 일할 수 있다. 불과 몇 개월 전에 비해 내 능력이나 처지는 똑같은데 일자리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만큼 청소년들을 위한 특별한 정책이 필요하다.

부당한 일을 당한 적은 없나? 그럴 때 어떻게 해결하나?

-부당한 일이라면 거의 99%는 돈 문제다. 폭력이나 성폭력 문제가 있다고는 하는데 내 주변에서 벌어진 적은 없다. 거의 돈을 못 받거나 시간을 덜 쳐준다거나 그런 문제다. 나도 몇 번 그런 적이 있었다. 그런데 많은 경우 정말 가게가 어려워서 못 주기도 한다.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다 보니 일을 하면서 손님들이 오는 것을 보면 알바비를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대강 알 수 있다. 사장님이 착한데 가게가 힘들고 하면 다른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까지 그냥 일해 줄 때도 있다. 그렇게 원망스럽지는 않다. 물론 사장님이 나쁜 사람이어서 애들을 이용해 먹으려는 경우도 가끔 있다. 그럴 때는 관련 기관에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좋은 사장님이었다.

홍석천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