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마을 별빛아이들] ‘공교육’에 던지는 질문, 대학입시의 벽을 넘어야
★별빛마을 별빛아이들] ‘공교육’에 던지는 질문, 대학입시의 벽을 넘어야
  • 윤요왕 (별빛산골교육센터 대표)
  • 승인 2019.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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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요왕 (별빛산골교육센터 대표)
윤요왕 (별빛산골교육센터 대표)

며칠 전 대구의 한 중학교 교실에서 발생한 학생의 교사폭행에 대한 뉴스는 우울함과 분노를 넘어 ‘어쩌다가 학교가 이 지경까지 됐나?’ 하는 참담함까지 느끼게 한다. 수업 중 선생님이 잠자는 학생을 깨운다고 어떻게 선생님에게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단 말인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그 책임을 가정에, 학생에, 학교에, 교사에게 떠넘기면 되는 간단한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이번 사건은 사회전반에 만연한 물질만능주의, 경쟁이기주의, 성과지상주의 등이 복합적으로 작동한 비참한 우리사회의 단면이 드러난 사건으로 봐야 할 것이다. 

성숙한 민주시민을 위한 교육적가치를 추구해야 하는 공교육이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민낯을 마주하는 것은 무척이나 괴로운 일이다. 국가교육의 일선에 서 있는 ‘공교육, 학교’에 대한 역할과 책임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모든 교육활동의 블랙홀 ‘대학입시’라는 어려운 화두를 꺼낼 수밖에 없을 듯하다.

교육부, 각 교육청, 일선 학교까지 인성교육, 혁신학교, 거꾸로교실, 마을교육공동체, 협동조합 등 전인교육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다양한 교육적 접근과 노력들도 ‘대학입시’라는 괴물과 만나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좋은대학-좋은직장-행복한 삶’이라는 어쩌면 위선적일수도 있는 도식화된 인식 속에서 ‘공교육’이 추구해야 할 가치들을 부수적인 것으로 치부해 버리는 현실을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조금은 이상적이고 도전적일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먼저, 부모와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학교’의 선택권이 주어졌으면 좋겠다. 공립형 대안학교나 서울시의 비인가대안학교 운영비 지원 등이 좋은 예일 것이다. 대입을 준비하는 현재의 일반 학교가 아닌 다른 교육을 받고 싶은 아이들에게 ‘교육받을 권리’로써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학교를 인정하고 접근이 쉽도록 교육당국이 자물쇠를 열어주었으면 한다. 북유럽 국가에서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원하면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러 종류의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적어도 수업시간에 잠자는 아이는 없지 않을까? 아니, 잠을 자도 괜찮은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면 좋겠다. 

또 하나, 좋은 대학 아니, 대학을 가지 않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근본적인 행복한 사회혁신에 대한 노력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대학졸업자가 필요한 직장이 전체 졸업생의 30%만 수용할 규모라 한다. 그러면 87% 정도가 된다는 대한민국의 대학진학률 속에서 나머지 50%가 넘는 대졸자는 대졸이 필요없는 직장이나 실업을 선택해야 하는 이 모순된 구조를 바꿔야만 한다. 

학력과 직업군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것이다. 국가차원에서 사회적과제로 다루어야 할 일이겠지만, 우선 지역의 아이들이 지역에서 공부하고 지역에서 취업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진정한 의미의 ‘지역자치적 관점’에 따른 노력을 가능한 것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다. 지역소멸, 학교소멸 등을 타개하기 위해 왜 지역의 아이들이 서울로, 도시로 가는 것인지, 왜 지역의 청년들이 지역에서 살아남기가 힘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대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추운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올해 별빛아이들은 마을 어르신들 댁에 연탄나눔 배달을 하고, 1년간 먹을 김장김치를 담군다. 고사리 손으로 목도리를 뜨고 모자를 만들며 ‘겨울나기’를 할 것이다. 마을에서 마을 아이들로 커 가는 데에 ‘대학입시’는 전혀 중요치 않다. 농촌에서 어르신들과 관계를 맺고 춘하추동 계절을 온몸으로 익히며 책 속의 공부가 아닌 삶에서의 배움으로 건강하게 커간다. 이러한 배움과 교육들이 수능이나 좋은 대학을  준비하는 활동은 아니겠지만 분명히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데 좋은 밑거름이 되리라 믿고 싶다. 미래교육이 입시교육에 있지 않음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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