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원에너지 유수륜 회장

80이 가까운 나이가 무색한 외모에 아나운서 못지않은 맑고 또렷한 음색으로 반갑게 맞이하는 유회장은 춘천남성합창단의 단장을 맡아 매년 문화예술에 후원하고 있었다. 돈이 되는 사업에서 시작해 미래를 내다보는 사업으로 바꾸며 지역사회에 이익 환원을 실천하며 살아온 그의 인생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라벤더 차를 맑게 우려내 건네며 편안하게 이야기를 시작하는 유 회장은 도저히 78세라고는 느낄 수 없을 만큼 젊은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었다. 환한미소는 더없이 온화했고 겸손과 연륜이 배어 있는 점잖은 모습은 그간의 인생의 발자취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류수륜 회장
류수륜 회장

6·25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의 외동아들이었던 그는 횡성에서 태어나 중학교를 그곳에서 마친 뒤 운 좋게 외삼촌의 도움으로 상경하여 선린상고를 졸업했다. 그 후 서울에서 몇 년간 직장생활을 하다가 군복무 문제 등으로 고향으로 내려온 후 ‘돈이 되는 사업이 무엇일까’ 고민했다고 한다. 주류회사를 차리면 잘 될 거란 생각이 들었고 주류도매회사인 횡성상회를 시작하며 그의 사업 인생이 시작되었는데 그때 그의 나이가 27살이었다.

“당시에는 사업아이템이 몇 가지 안 되었어요. 밀가루, 쌀, 시멘트 그 정도가 사업아이템이었죠. 분명 술 도매를 하면 큰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적중했어요. 바로 원주로 진출해서 원주주류, 북원주류를 창업하고 나중에는 춘천주류까지 인수했어요. 사업이 계속 잘되었지요. 그러다 문득 에너지시장이 커질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가스 사업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가스에너지사업은 예상대로 승승장구했다. 환경오염에 노출되는 휘발유와 디젤차량을 보완하는 LPG 가스차의 보급이 급속도로 퍼지며 홍천의 두원에너지와 원주의 동원에너지, 춘천의 중앙에너지로까지 이어졌다. 2008년에는 모래자갈을 경기도와 원주에 판매하는 두원개발을 설립해 건설분야에서도 기업입지를 탄탄히 만들게 되었다. 

2006년부터 2014까지 한국LPG산업협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친환경 에너지의 발전을 위한 정책추진을 했고 2014년 국내 최초로 협동조합 형태인 한국LPG충전업협동조합을 창립해 이사장으로 재임하며 에너지 업계의 현안 해결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한다.

사회단체 활동으로는 유네스코 강원도협회 회장과 지적장애인을 봉사하는 국제키비탄클럽 한국본부부총재와 춘천남성합창단의 단장을 10년째 맡고 있다. 또 취업과 기능인의 산실인 한국폴리텍대학 대학발전위원회 회장으로서 6년째 봉사하고 있다. 사진전을 개최할 정도의 사진실력을 지닌 그는 문화예술에도 애정이 깊었다.

돈은 벌 때보다 쓸 때 가치가 있다는

진리를 깨닫게 되었어요.

그때 마침 경영애로를 겪고 있던 춘천시 남성합창단을 지원하게 되며

문화예술지원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문화가 있는 삶은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예술을 사랑하고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삶이

저에게 행복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해체위기에 있던 춘천남성합창단을 지원하기 시작해 10년째 후원하고 있는 유 회장(가운데 흰 옷). 사진 제공=유수륜
해체위기에 있던 춘천남성합창단을 지원하기 시작해 10년째 후원하고 있는 유 회장(가운데 흰 옷).       사진 제공=유수륜

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게 중요하다는 유 회장은 먼저 자신에게 좋은 음악도 들려주고 좋은 음식도 먹여주며 자기 자신부터 돌보아야 다른 사람도 아낄 수 있다고 자기존중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업가는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으로 사업아이템을 골라야 한다고 했다. 금방 없어지고 금방 사라질 것에 투자를 하면 오래 갈 수 없으니 내다보는 눈을 지녀야한다고 강조한다. 임금상승으로 기업경영이 어렵다고 직원을 해고하면 안 된다고 하는 그는 사람존중이 가장 우선돼야 기업을 건강히 경영할 수 있다고 귀뜸한다. 머리가 좋은 직원보다는 성실한 직원을 볼 줄 아는 눈도 키워야 한다고 했다.

애정어린 시각으로 바라본 춘천시의 발전 아이템에 대한 의견을 말할 때는 귀가 쫑긋해지는 아이디어에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호수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관광지를 개발했으면 했다. 앞으로는 100년을 내다보는 사업을 구상해야 한다는 시각에서다. 아름다운 나무숲을 이루어 남이섬이나 인제의 원대리 자작나무숲 같은 자연친화적인 사업이 춘천시에 적합하다고 했다. 아름다운 천혜의 자원을 가진 춘천시가 그런 자원을 활용해 관광사업을 벌이고 서비스산업을 육성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춘천사랑이 남다른 그가 그린 춘천은 수려한 산과 물이 있고 아름다운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그런 도시였다.

요즘 힘들어하는 소규모의 기업이나 자영업자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그는 연대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같은 동종업종끼리의 연대를 통해 약점을 보완하고 상호 협동하여 장점을 부각시키고 어필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국회 미세먼지 감축대책포럼 개막연설 중인 유 회장. 사진 제공=유수륜
국회 미세먼지 감축대책포럼 개막연설 중인 유 회장. 사진 제공=유수륜

1973년에 결혼해 지금까지 동고동락해온 아내. 초등학교 교사를 하다가 육아를 도맡느라 일찍 교사직을 그만둔 아내에게 그는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슬하에 둔 2남1녀의 자녀들이 잘 자라주어 아내에게 더없이 감사하다며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잊지 않았다.

앞으로 그의 꿈은 30년간 강원대학교, 한림대, 춘천교대에 지원해 오고 있는 장학사업을 100억 원 규모의 문화예술지원과 장학사업을 하는 재단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미래의 가능성에 용기를 가지고 앞을 보고 달려온 그가 많은 사람들에게 나눔을 해오고 100년 후의 모습을 그리며 후세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든든한 아버지같이, 때론 든든한 선생님같이 사회의 귀감이 됨을 보고 느끼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의 장학재단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고 갈 훌륭한 어른을 배출하는 재단이 되길 믿어 의심치 않는다. 또한 쉬지 않고 개발하며 새로운 사업에 용감하게 도전하여 이루어낸 유 회장의 인생에 경의를 표한다. 그가 단장으로 있는 춘천남성합창단의 눈부신 활약도 기대해본다.

편현주 시민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