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자 센터장, 김태호 설립지원팀장, 이수련 성장지원팀장

춘천시정부는 춘천을 세계 제일의 협동조합 도시로 조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지난해 7월 ‘협동조합의 날’ 행사를 치르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12월 20일부터는 춘천시협동조합지원센터(이하 센터)가 운영을 시작했다. 센터를 이끌어갈 조경자 센터장(54), 김태호 설립지원팀장(42), 이수련 성장지원팀장(38)을 만나 센터의 역할, 방향, 철학, 그리고 시민들이 어떻게 센터를 이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축하드린다. 센터 설립과정을 간략히 소개해 달라.

조경자 센터장 2013년에 ‘춘천시 협동조합 지원 조례’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조례만 만들어졌을 뿐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민선7기가 출범하고 2019년 3월 ‘춘천시협동조합지원조례’가 전부개정되면서 협동조합 전수조사를 토대로 협동조합활성화기본계획이 수립되었고 협동조합 설립 및 운영을 위한 지원과 협동조합 이해증진, 협동조합 재화 및 서비스의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등의 협동조합 활성화 시책을 추진하기 위한 지원조직인 협동조합지원센터가 만들어졌다.

Q 협동조합에 관심을 갖게 된 개인적인 사연이 궁금하다

김태호 설립지원팀장 원래 2011년부터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에서 일했다. 현재 센터의 모법인이다. 2019년까지 일했다. 그곳에서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적 경제의 하나인 협동조합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처음에는 협동조합이 사회적 기업과 달리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조직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협동조합의 형태로 사회적기업을 하려는 분들과 접촉하면서 협동조합의 성격에 대해 알게 됐다.

왼쪽부터 이수련 팀장, 조경자 센터장, 김태호 팀장
왼쪽부터 이수련 팀장, 조경자 센터장, 김태호 팀장

이수련 성장지원팀장 원래 강원도 자활센터에서 자활기업의 경영지원을 담당했다. 그중에서도 자활기업의 협동조합 설립과 관련된 업무를 진행했다. 그런 경험을 통해 협동조합을 알게 됐다. 자활기업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협동조합의 형식이 잘 맞는다는 점을 목격했다. 이후 ‘교육과나눔’에 들어가 협동조합을 알리는 일을 시작했다. 작년에는 ‘협동조합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 춘천의 협동조합들을 현장에서 만났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센터에까지 오게 됐다.

조경자 센터장 한국에서 사회적경제 개념이 시작된 곳은 서울 도시빈민지역이다. 산동네의 봉제 하청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지금의 협동조합 방식으로 공장을 만드는 운동을 했다. 그런 공장을 ‘생산공동체’라고 불렀다. 이 운동에서부터 자활기업 등이 시작됐다. 1989년 서울 상계동 달동네에서 하청노동자들의 삶을 보면서 이때부터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공동체 모델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사회복지를 전공했는데 졸업 논문으로 ‘우리나라의 생산공동체 사례연구’에 대해 썼다. 이후 서울시 성북구 자활센터와 강원도 광역자활센터에서 일하다가 2013년에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사회적 협동조합 ‘교육과나눔’을 설립하게 됐다.

Q 센터의 주요 사업은 무엇인가?

김태호 팀장 일단 크게는 설립지원과 성장지원으로 나눌 수 있다. 설립지원은 일반상담과 교육으로 나눠지는데 협동조합에 대한 궁금증과 설립에 대한 상담은 전화와 방문상담 모두 가능하다.

상담을 통하여 협동조합의 설립의지가 있는 경우에는 설립멘토링 과정을 통하여 협동조합 멘토단과 함께 구체적으로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오후 2시에는 월간 협동조합 이해교육이 진행되면, 시니어 대상의 협동조합 창업아카데미도 계획 중에 있다.

설립되더라도 오래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거나 유명무실해지는 경우도 많다. 성장지원은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활동을 한다.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협동조합과 몇 십 년이 된 협동조합이 고민하는 문제는 다르다. 따라서 협동조합의 성장 단계별로 전문 경영 상담이나 컨설팅 등을 통해 단계별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또 협동조합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협동조합끼리의 협업을 활성화하고 공공구매 사회적경제 상단을 운영하는 등 협동조합 시장을 조성하고자 한다. 이외에도 마케팅 지원이나 라디오, 신문, 서포터즈 등을 통한 홍보도 적극 펼칠 계획이다.

조경자 센터장 설립지원과 성장지원이 센터 활동의 중심이 되겠지만 ‘협동의 가치 확산’을 위한 활동도 활발히 펼칠 계획이다. ‘협동조합 학습 소모임 구축’, ‘협동 인문 포럼 운영’, ‘협동조합 아카이빙’, ‘협동조합 로드’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협동의 가치를 전파하고 ‘혁신 모델 개발’, ‘현장 수요에 기반한 협동조합 연구’ 등을 통해 정책적 지원도 병행할 예정이다.

Q 협동조합의 장점과 한계점은?

이수련 팀장 협동조합의 장점은 아무래도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채워나갈 수 있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사람들의 힘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낸다. 반면에 다양한 사람이 모이다 보니 조합에 대한 열정이나 헌신의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몇몇의 열정적인 조합원이 이끌게 되는 구조가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설립시기에서부터 모인 사람들이 가치관을 완전히 공유하는 과정이 중요한 것 같다.

김태호 팀장 협동조합의 장점은 ‘협동’이라는 가치가 사회적 활동으로 구현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협동의 가치를 알고 하더라도 개인적 차원에서만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협동조합은 개인적 가치를 사회적 가치로 승격시켜 준다. 반면에 사람들의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가 아직 완전하지는 않다. 협동조합을 단순히 법인격을 만들기 위한 도구로만 생각한다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조경자 센터장 비슷한 생각이다. 장점은 정말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조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조직된 조합원이 꾸준한 목표와 동기를 가지기는 쉽지 않다. 협동조합이 지속성을 갖추려면 조합원 한 명 한 명이 조합의 효용성을 느껴야 한다. 즉 개인적인 이익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개인적인 이익’은 ‘경제적 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 이익’도 있을 수 있지만 ‘심리적 이익’도 매우 크다. 조합원이 가치를 공유하고 조합을 통해 모두가 이익을 얻는 구조가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Q 세계 제일의 협동조합 도시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김태호 팀장 춘천시의 포부에 비해 규모가 작은 면이 있다. 처음이라 소규모이지만 앞으로는 인력지원 등 조금 더 규모가 커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협동조합 도시를 구축하려면 먼저 협동도시가 돼야 한다. 시민들이 서로 힘을 모으는 일이 일상적으로 일어나야 할 것이다. 그런 경험이 체화돼야 조합이 활성화될 것이다.

조경자 센터장 맞다. 덧붙여 이야기하자면 지역에서 일어나는 ‘마을공동체 사업’, ‘소셜 리빙랩 사업’ 등 지역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이 있다. 이런 활동에서 겪은 경험들이 협동조합의 씨앗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수련 팀장 개인적으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새로운 삶의 단계를 밟아 나갈 때마다 새로운 문제와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이러한 삶의 필요들이 자연스럽게 협동조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세계 제일의 협동조합 도시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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