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춘천박물관 주최 제3회 강원문화유산 글짓기 대회
나현민(성림초6), 나누리(성림초3) 남매 각각 대상·우수상
“(생략)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역사를 끊임없이 파헤쳐서 역사에 한 발짝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노력 했으면 좋겠다. 나는 바라고 또 바란다. 징검다리 국립춘천박물관을 통해 외면만 보는 거울의 눈에서 역사의 진실과 깊은 참 뜻을 알 수 있는 진실의 눈을 나뿐만 아니라 박물관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제3회 강원문화유산 글짓기 대회에서 대상(국립중앙박물관장 상)을 받은 성림초등학교 나현민(6학년)어린이의 글 중 한 부분이다.
대회의 각 부문 수상자는 이미 지난달에 결정됐지만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시상식은 열리지 않았고 상장 및 부상품은 최근에야 소속 학교로 전달됐다.
나현민 학생의 동생 나누리(3학년) 어린이도 우수상(G1강원민방사장 상)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상장을 전달받은 나현민,누리 남매로부터 뒤늦은 수상 소감을 들었다.
현민 “<진실의 눈>이라는 제목의 글을 썼습니다. 박물관 현장체험을 갔을 때 친구들이 유물을 대하는 태도가 아쉬웠는데 그 때 느낀 점을 썼어요.
사람들은 거울을 보면 겉모습만 보는데 유물을 바라 볼 때도 그런 것 같아요. 전시된 유물만 대충 보지 말고 유물이 갖고 있는 조상의 지혜와 역사 등을 좀 더 세심하게 살펴보았으면 좋겠어요. 친구들이 박물관에서 그런 것들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누리 “제가 쓴 글은 <유물은 내 친구>입니다. 평소에 가족끼리 국립춘천박물관에 자주 가서 체험도 하고 유물 전시회도 열심히 보는데 그러면서 느낀 것들을 적었어요. 박물관은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것들을 실제로 볼 수 있어서 좋아요.”
남매는 스마트폰도 없고 학원도 다니지 않으며 TV와 게임보다도 책읽기를 좋아해서 2주마다 도서관에서 20권의 책을 빌려와 함께 읽는다고 한다.
현민 “최근에 《노인과 바다》를 읽고 감동받았어요. 노인은 힘겹게 잡은 거대한 청새치를 상어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사투를 벌이고 마침내 항구에 도착해요. 청새치는 뼈만 남았지만 인간의 포기하지 않는 의지와 도전정신에 감명 받았어요. 또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책들도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누리 “《열 살 아저씨》를 감명 깊게 읽었어요. 어른이 되기 싫어서 열 살에 머무는 아저씨가 나오는데 마을에서 노인들에게 봉사하고 외국인 노동자들한테도 친절하게 대해줘요. 마음이 따뜻한 이야기라서 좋아요.”
책읽기와 박물관나들이 만큼이나 학교 가는 게 좋다는 남매는 코로나19 때문에 격 주 등교를 해서 아쉽다고 한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박수쳐주고 칭찬을 많이 해줘서 고마웠습니다. 하지만 좀 아쉬워요. 지난해 돌아가신 할아버지께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된 걸 보여드리지 못 해서요. 저와 동생이 상을 타 오면 누구보다 기뻐하시던 모습이 생각나서 학교에서 상 받을 때 울컥했어요. 앞으로도 열심히 책을 읽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어른이 되겠습니다.” 끝 인사를 전하며 초롱초롱한 눈을 가진 남매가 환하게 웃었다.
박종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