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
(춘천독립운동가 서훈 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

지난 14일 오전 10시, 춘천독립운동가 서훈 추진위는 강원도 보훈회관에서 <강원항일운동사의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지난 2년간의 활동을 결산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춘천의병마을이 주최하고 광복회 강원도지부와 춘천시연합지부, 춘천역사문화연구회, 주간신문 《춘천사람들》, 춘천시가 후원하는 세미나에는 코로나19사태에도 불구하고 4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하여 열기를 북돋웠다.

서훈 추진위는 2019년 7월, 제 단체와 시민들이 연대하여 발대식을 가진 데 이어 8·15광복절에는 춘천의 독립운동가 10분에 대한 서훈 신청 서류를 이재수 춘천시장을 통해 서부보훈지청장에게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그 결과 보훈처의 심사를 통해 2020년 8.15광복절을 앞두고 최종적으로 4분에게 애족장이 서훈되었다. 이러한 결과에 고무되어 서훈 추진위는 강원도항일애국선열탑 착공식이 열린 9월 21일, 2차로 11분을 새로이 서훈 신청하였다.

세미나의 첫 발제자로 나선 필자는 서훈 추진 과정과 현황을 설명하며 이 사업이 지역의 독립운동사를 재정립하고 지역의 역사문화 자산을 키워가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1차 서훈 신청 대상에는 그동안 외면되었던 사회주의 계열의 독립운동가도 다수 포함되었다는 사실과 앞으로도 이런 부분들을 더 확대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두번째 발제자인 오동철 춘천역사문화연구회 사무국장은 춘천의 독립운동 연구에 관한 기존의 성과를 점검하며 앞으로 의병운동을 넘어 청년·학생운동과 사회운동에 관해 더욱 적극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전흥우 강원민주재단 기록사업위원장은 강원도 항일운동사의 연구현황과 제 문제에 대해 언급하며 강원도의 항일운동 연구가 농민, 노동, 교육, 종교운동 등의 영역까지 포괄하는 폭넓은 시각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특히 강원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동학혁명과 사회운동의 주류를 이뤘던 사회주의 운동에 대한 세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강원도독립운동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 남귀우 사무국장은 전국의 독립운동기념관 현황과 강원도독립운동기념관 추진 과정을 소개하며 향후 기념관을 어떻게 짓고 무엇을 담을지에 대한 연구 결과와 건립 예산 확보 방안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철원과 양구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참여했으며 인제에서도 함께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지역별로 이러한 활발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볼 때 향후 강원도 차원의 연대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공동 대응을 통해 강원도의 항일운동사가 보다 폭넓고 깊이 있게 재정립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일제강점기에는 남북강원도가 하나의 강원도로 항일운동을 펼쳤던 만큼 이를 복원하는 것도 뜻 깊은 일이다. 남북을 아우르는 온전한 강원도 항일운동사는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고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실현하는 역사적 사업이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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