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기자 현장 인터뷰] ‘나비효과’를 향한 푸르른 ‘날갯짓’
[취재기자 현장 인터뷰] ‘나비효과’를 향한 푸르른 ‘날갯짓’
  • 강윤아 기자
  • 승인 2020.12.07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군 성 노예’ 만행 일깨우는 춘천지역 고등학생 연합동아리
‘일본정부 규탄 성명서’ 발표 등 아픈 역사 되새기는 활동 펼쳐

‘날갯짓’ 부대표 윤민재(왼쪽) 학생과 학생회원 조윤진(오른쪽) 학생.춘천지역 고교 연합동아리 ‘날갯짓’은 올해로 네 살이 됐다. ‘일본군 성 노예’의 참혹한 진상을 알리고 문제의식을 공유하기 위해 시작한 날갯짓은 오로지 청소년들의 자발적 의지로 탄생한 결사체다.

날갯짓 동아리는 창립 네 돌을 맞은 지난 10월 31일, ‘제4기 페스타 성명서’를 발표하며 좀 더 높이 날아올랐다. 성명서에서 날갯짓 회원들은 소녀상 철거를 요구한 일본정부를 준엄하게 꾸짖으며 공식 사죄를 촉구했다. 이들의 결기 있는 외침에 많은 춘천 시민들이 호응했다. 

‘날갯짓’ 부대표 윤민재(왼쪽) 학생과 학생회원 조윤진(오른쪽) 학생.

춘천 청소년들의 ‘날갯짓’은 어떤 희망과 변화의 메시지를 전파하고픈 것일까? 동아리 부대표인 유봉여고 2학년 윤민재 학생과 회원인 사대부고 2학년 조윤진 학생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동아리 이름을 ‘날갯짓’으로 지은 이유는?

윤민재 ‘날갯짓’은 1기 선배들이 직접 지은 이름이다. ‘나비효과’의 뜻을 담고 있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날씨 변화를 일으키듯, 미세한 변화나 작은 사건이 추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의미를 담아 지은 이름이라고 들었다. 이름대로 우리가 하는 활동들은 작아 보이지만 훗날 우리 후세에 큰 변화를 일으키리라고 생각한다.

조윤진 왜곡되고 숨겨진 위안부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1기 선배들이 자발적으로 동아리를 만들었고 이후 4기까지 쭉 이어져 오고 있다. 위안부 할머니 분들도 저희와 같은 나이 때에 그런 참혹한 일을 당하셨다. 그분들의 아픔을 저희 청소년들이 기억하고 되새기려 모인 단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날갯짓 동아리에선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

윤민재 여름과 겨울에 ‘1일 역사기행’으로 수요집회에 참여한다. 날갯짓 페스타 개최와 운영, 날갯짓 총회 참여도 해마다 하는 활동이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다른 활동은 못하고 페스타 관련 활동만 했다. 원래는 식민지 역사박물관,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 서대문 형무소, 수요집회 참여 같은 ‘평화기행’을 계획했었는데, 끝내 무산돼 많이 아쉽다.

동아리 활동 전의 나와 활동 이후의 나는 어떻게 달라졌나?

윤민재 코로나 때문에 세웠던 계획마다 무산되고, 열심히 활동하지 못해 안타까웠다. 그래도 부기장(부대표)으로 팀을 이끌며 리더십과 책임감을 기를 수 있었다. 동아리 활동 이전에는 주변 사람들이 역사 문제에 무관심해도 내 의견을 제대로 내세우지 못했는데, 이제는 확실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두드러진 변화인 것 같다.

조윤진 아직 동아리를 한 지 1년이 채 안됐다. 주로 1학년 말에 회원이 되고, 2학년 때 활발하게 동아리 활동을 한다. 3학년은 아무래도 대학입시 때문에 많이 참여하지 못한다. 활동하면서 고맙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활동하다보면 연대감, 유대감이 생겨나는 것 같다. 이런 동아리를 만들어준 선배들에게 지금도 감사한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지금 어떻게 계신지, 우리는 이런 활동을 왜 하고 있는지, 우리 청소년들이 나서서 시민들에게 알리는 활동에 보람을 느낀다.

활동하면서 특히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는?

조윤진 날갯짓 4기 페스타 때 굿즈(상품) 판매를 했다. 그런데 딸과 함께 온 아주머니가 “너희들 되게 좋은 일한다”고 칭찬해 주셨다. 그리고 “이런 역사를 알려주고 관심 갖게 해주어 고맙다”며 “이런 굿즈를 사는 건 너희들 활동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라고 칭찬해 주신 게 가장 기뻤던 일로 기억에 남아있다.

현재 동아리 회원은 몇 명이고, 운영은 어떻게 하나?  

윤민재 동아리에 지원한 춘천 지역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거쳐 2~3명씩 뽑는다. 현재 회원은 총 20명 내외이고 주로 2학년이 활동을 한다. 김주묵 위원장님을 중심으로 학교마다 동아리를 맡아주시는 선생님들이 계시다.  

학생이라서 회비를 걷지는 않는데, 물심양면 도와주시는 분들이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동아리 운영자금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페스타 기간에 굿즈를 만들어 판매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날갯짓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을 때 가족들 반응은 어땠는지?

조윤진 부모님께서도 지지해주셨다. 훌륭한 활동 한다고 칭찬도 해주셨다.

윤민재 제4기 페스타 때 부모님이 와주셨다. 많이 뿌듯해하신다. 

마지막으로 또래 친구들에게 또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조윤진 또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아픈 역사를 몸소 겪으신 위안부 할머님들께서 연세가 드시면서 고통의 기억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우리 세대가 그 고통의 기억을 되짚고 되새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날갯짓’ 동아리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특히 1학년 학생 분들이 많이 지원해주시면 좋겠다. 주간신문 《춘천사람들》을 통해서 동아리 활동을 꼭 알리고 싶었다.

윤민재 가끔씩 우리가 하는 활동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분들도 계시다. “너희가 이런다고 뭐가 달라지겠니?” 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다. 그런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우리는 모두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우리가 이 역사를 외면한다면, 다른 누가 알아주겠습니까? 부조리한 역사에 대해 함께 분노하고, 공감하고 알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강윤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