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교육 마주하기] 어린이·청소년 위한 ‘봄의 대화’ 필요하다
[학교교육 마주하기] 어린이·청소년 위한 ‘봄의 대화’ 필요하다
  • 민천홍 (남산초 교사)
  • 승인 2021.02.0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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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천홍 (남산초 교사)

춘천시청의 ‘봄의 대화(spring.chuncheon.go.kr)’는 춘천 시민들이 일상에서 느낀 문제를 제안하고, 다른 시민들의 제안에 공감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토론하여 정책으로 이어지게 하는 플랫폼으로 ‘시민이 주인입니다’라는 춘천시의 시정 방향을 구현하는 중요한 도구 중 하나다. 

이 ‘봄의 대화’ 사이트에는 정책 제안을 넘어 주민 참여 예산, 마을 자치 등 시민들의 민주적 참여를 확대하는 여러 장치가 고안되어 있다. 춘천시의 이런 시도가 다른 시군에 비해 더 발전된 모습이고 현재 시민들의 관심도 적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더 많은 시민의 참여라는 관점으로 봤을 때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시민이 주인’이라는 구호가 실제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민의 관심과 책임 있는 참여가 확대되어야 하고 그러한 방법의 하나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봄의 대화’ 사이트 구축을 제안하고자 한다.

손흥민 선수가 뛰고 있는 런던의 토트넘을 비롯하여 지역 연고 개념이 깊은 유럽의 프로축구팀들이 팀에 대한 충성도 높은 팬을 확보하는 방법의 하나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축구장에 오는 경험을 특별하게 만들어주고 이 팀이 ‘내 팀’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한 축구장에서의 경험이 자연스럽게 성인이 되어서도 지역팀을 사랑하고 적극적으로 응원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자신이 사는 지역 공동체를 사랑하고 ‘내 지역’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물론 과거에도 ‘애향심’을 위한 캠페인이나 학교에서의 ‘지역 사랑’ 교육 등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은 자신이 사는 지역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애향심을 키우기보다는 자신의 지역에 대한 단편적이고 일방적인 정보 습득만 강조하고 말았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내 지역’, ‘나의 공동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으려면, 과거의 방식을 뛰어넘어 그들에게 ‘시민으로서의 참여 경험과 이를 통한 자기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즉 어린 시절부터 시민의 역할을 연습하고 그 과정에서 효능감을 느끼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봄의 대화’ 사이트 구축도 이러한 방향의 노력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봄의 대화’ 사이트에 청소년이 참여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접근성이 높아지고 어린이와 청소년과 연관된 의제 중심으로 홈페이지가 구축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이들의 참여가 단순히 제안에 그치지 않고 어린이나 청소년 간의 토론회 및 시 관계자나 지역 어른들과의 대화 자리를 마련할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된다면 더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이른 시기부터 시민으로의 참여에 눈을 뜰 수 있을 것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과거의 애향심 교육을 넘어 ‘주인 의식을 가진 시민으로의 성장’을 지원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는 아직 우리 사회에 익숙한 고민이 아니다. 하지만 더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삶의 경험이 학교와 학원이라는 한정된 공간에만 머물게 할 수는 없다는 데에 많은 시민이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주체적 시민은 능동적 참여, 책임감 있는 행동, 다양한 의사 결정 과정과 그 속의 갈등, 갈등의 해결 등을 경험하면서 자라게 된다. 학교 역시 학습자의 민주적 참여를 확대하고 학습자가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겠지만 지역 사회도 이러한 시민으로서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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