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강원산림치유복지연구회 임희경 대표

세종호텔을 지나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다 보면 봉의산순의비가 춘천시를 내려다보며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각별한 행사의 출발지가 되었다.

“샤워는 바로 하셨나요?”, “오한이 나서 힘들었어요.” “따듯하게 해야 해요.” 산림치유 건강프로젝트에 참가한 참가자들의 이야기다. 사연인즉슨, 지난주 비가 오는 날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바라보는 오감체험 행사를 가진 것. 내리는 비를 바라본다. 상상의 힘이 당돌하다. 내리는 비 바라보는 색다른 체험에 대한 이야기 속에는 자부심과 만족감이 가득하다.

진정성이 묻어나는 프로그램

‘산림’이라는 단어의 첫인상이 흔히 행해지는 ‘숲해설’을 떠올리지만, 프로그램 진행은 완전히 그 격을 달리한다. 상식적으로 간단한 몸풀기를 하고 봉의산을 오르는 것 아닌가 하는 예단은 금물. 참가자들은 인원 점검 후 봉의산순의비 앞 광장에 모여 간단한 체조 동작으로 몸풀기를 한 후, 참가자 각자가 “날씨가 화창해서 고맙습니다.”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고맙습니다” 등등 고마움 2가지를 이야기하며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곧은 자세로 걷기, 근육 힘을 키우는 걷기 등 봉의산순의비 앞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1시간이나 된다. 작은 공간에서의 활동만으로도 땀이 밸 정도로 충분한 운동 효과가 있다. 나들이 나온 유치원생들도 걷기 동작을 따라서 한다. 참으로 춘천스런 모습이다. 이후 뒷걸음으로 산을 오르기 시작하며 봉의산 오르기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 이후 점심식사 시간도 뒤로 미루고 오후 1시까지 3시간의 프로그램이 계속되었다.

전공 살려 지역 살릴 터

산림치유란 산림환경의 다양한 치유요소(피톤치드, 음이온, 자연소리, 경관, 바람 등)를 활용하여 생리지수를 안정화하고 심신의 건강 증진을 도모하는 활동을 일컫는다.

임희경 대표는 해부학을 전공했으며, 2019년 산림치유지도사를 취득하여 산림치유에 매진중이다. 2021년 ‘퀘렌시아’라는 산림치유전문업을 설립하고, (사)강원산림치유복지연구회 대표직까지 맡으며 산림치유에 본격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 임 대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일상속 산림치유’를 통해 시민의 건강관리 프로그램으로 정착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사)강원산림치유복지연구회에서는 지난 3월 6일(토)부터 춘천시민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봉의산에서 생활밀착형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이 행사는 산림청 녹색자금지원사업으로 산하기관인 산림복지진흥원에서 주최하고 (사)강원산림치유복지연구회에서 주관한다. (사)강원산림치유복지연구회는 2019년 설립된 산림복지종합업 비영리단체로 강원대학교 산림치유지도사 1급 양성과정 이수자 40여 명으로 구성되었다.

산림치유 건강프로젝트는 3월부터 10월까지 매주 2회씩 오전과 오후 총 80회가 진행되며, 15명 내외 참가자를 선착순으로 모집하여 진행한다. 3월 진행을 성황리에 마치고 4월 프로그램이 진행중이다. 휴양림이나 치유숲을 찾아가지 않고도 생활권 내 자연환경을 활용한 생활밀착형 산림치유 프로그램이다.

이 행사는 주강사와 보조강사 스텝, 그리고 자원봉사 학생까지 총 3인에서 5인이 참가자의 안전과 활동을 관리한다. 또한 매회 (사)강원산림치유복지연구회 소속 산림치유지도사들이 각자 1회 이상 프로그램 운영에 참여한다. 프로그램 시작 전 혈압 체크, 산소포화도와 맥박 및 정서측정 설문을 실시해 사전 사후 효과성 검증도 진행한다.

산림치유를 춘천 관광자원의 선도 모델로

임 대표는 강원도청·춘천시와 협업하여 봉의산을 비롯 국사봉, 안마산, 호수 등 춘천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건강프로그램을 정착·확대시키고자 구상중이다. 대상층도 청소년, 가족, 퇴직자, 직장인, 경도인지장애군 등으로 확장하여 특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춘천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참여 가능한 범시민 건강프로그램으로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임 대표는 이번 산림치유 건강프로젝트는 시범 운영으로 행사에 대한 시민들의 참여도 및 만족도, 그 효과성 검증 등 충분한 프로그램 진행을 통해 ‘호수와 산이 어우러지는 도시’ 춘천의 관광자원으로 승화시키는 등 산림치유의 선도 모델을 춘천에서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만남을 뒤로하고 내딛는 임 대표의 걸음이 경쾌하다.

 

이창래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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