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주는 청년들을 향한 위로

황현호 (사회복지사)

‘취업, 결혼, 내 집 마련.’ 아마 대다수 청년들의 꿈이자 간절한 소망 중 하나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스펙을 쌓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고 결혼을 위한 필수조건인 내 집 마련을 위해 개미처럼 열심히 일했다. 결국 그 후에 남는 것은 대출금과 대출이자일 뿐이다. 그러다 보니 모든 직장인들은 그저 월급날만 바라보며 일을 하게 된다. 한 달 중 가장 기대하는 날이 월급날이다 보니 우리 삶의 여유는 점점 없어지고 있다. 이처럼 여유가 없는 와중에도 나는 행복하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인스타그램 등 SNS에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며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이렇게 이상을 위해 현실을 아등바등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주는 영화가 있다. 바로 영화 <리틀 포레스트>이다.

이 영화는 요즘 콘텐츠로 가장 많이 소비되는 ‘먹방’으로 유명한 영화다. 하지만 이 영화를 단순히 먹방 영화로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이 영화가 주는 철학과 메시지는 현실에 갇혀 있는 청춘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도시의 팍팍한 삶에 지쳐 고향으로 내려온 주인공 혜원은 처음엔 겨울만 지내고 다시 서울로 올라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고향에서 직접 농사를 짓고 자신이 키워온 작물들로 요리를 하며 인생의 깨달음을 얻어 더 머물기로 한다. 여기서 우린 ‘음식’과 ‘농사’를 통해 이 영화가 주려는 메시지를 알 수 있다. 우리가 음식을 만들려면 요리를 해야 하는데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기다림이다. 조리과정에서 필요한 재료를 손질하고 간을 맞추기 위해 양념을 넣는데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졌는지에 따라 맛은 결정되기 때문이다. 조급한 마음으로 조리하였으면 만족할 수 없는 맛이 되었을 것이고 간을 보며 천천히 기다리며 조리하였다면 만족스러운 맛이 되었을 것이다.

즉, 음식이란 잘먹고 잘산다는 것의 기준이라기보다 조리과정에서 투자한 시간만큼의 성숙되고 깊은 맛을 전해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음식을 인생에 비유하자면 조급하고 여유 없는 삶보다는 기다릴 줄 아는 삶이 훨씬 더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음식을 만들려면 재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재료들은 농사를 짓지 않으면 얻을 수가 없다. 농사는 농작물이 열리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대다수 농민들은 농작물이 자랄 때마다 자신의 자녀가 성장하는 것처럼 기뻐하고 애지중지한다. 그리고 기다리며 애지중지한 만큼 농사의 결과는 정해진다. 농사를 통해 우리가 깨닫게 되는 철학이 있다. 바로 긍정적인 마인드이다. 결과물이 좋지 않더라도 다시 잘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게 됨으로써 재개할 의욕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어느 식당을 가도 주문을 하면 메인 요리는 항상 마지막에 나온다. 밑반찬을 먼저 줌으로써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도 있지만 주력 메뉴이기에 더 많은 정성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의 삶이 당장 윤택하지 않더라도 너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천천히 여유를 갖고 준비한다면 우리의 삶은 점점 행복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선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우리의 인생은 아직 보여줄 것이 너무 많다. 그러니까 좌절보단 확신을 가지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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