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문화재단 문화도시 조성사업 ‘일당백 리턴즈’
마흔일곱 팀이 펼치는 47개 문화 이벤트

전국의 12개 법정문화도시 조성사업은 지역의 고유한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시민이 스스로 도시 문화를 기획하고 실현해 나가며 지역의 문화 창조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춘천의 문화도시 조성사업도 시민이 주체가 되어 문화를 향유하고 이를 통해 모인 변화들이 공동체와 도시의 문화적 전환을 이끈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시민의 ‘쓸모있는 딴짓’을 응원하는 ‘일당백 리턴즈’(《춘천사람들》 275호 참고)가 바로 그런 사업이다. 

대학생·회사원·교사·예술가·자영업자 등 47개 팀의 시민들은 평소 다양한 제약으로 시도하지 못했던 47가지 아이디어들을 문화 이벤트로 펼치고 있다. 문화활동에 처음 참여한 시민들도 많아서 시민 참여가 핵심인 문화도시 조성사업에 단비 같은 존재들이다. 팀에게는 성취감을, 이웃과 지역에는 활력과 전환의 계기를 마련해주고 나아가 문화도시 조성의 밑거름이 된다는 점에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일당백 리턴즈’에 관한 다양한 정보는 인스타그램 1dang100_retur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든 프로젝트는 8월까지 개별적으로 진행되고 9월에는 성과공유회가 열린다. 일부 프로젝트는 평가를 거처 확장된 심화 프로젝트로 이어진다. 이에 7월과 8월 두 번에 나누어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출처=유튜브 채널 ‘숲 언니’

‘숲 좋아하는 언니×춘천’을 기획한 장햇살 씨는 춘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감성적인 영상에 담아 유튜브 채널 ‘숲 언니’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첫 영상은 시민들에게도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상마당 위쪽 작은 연못 ‘다랭이 습지원’이다. 영상을 본 사람들은 “숨어있는 보물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이쁘네요!! 춘천에 여행 가면 꼭 들러야겠어요”, “숲언니 덕분에 다랭이 습지원을 알게 됐네요”라며 발견의 기쁨을 표현한다. 7~8월에 총 5개의 영상이 업로드된다.

‘야생화 퍼뜨리기’를 기획한 현영희 씨는 아름다운 야생화를 시민들과 나누고 싶어 본인의 텃밭에서 ‘버베나 보리엔시스’(사진), ‘범의 꼬리’, ‘비단동자’ 등 야생화 모종을 키워 7월 말부터 원하는 사람들에게 나눠 줄 계획이다. “마을 곳곳에 예쁜 야생화를 퍼뜨리고 야생화 화단도 만들고 싶다. 시민들이 야생화를 보며 힐링하길 바란다”고 포부를 전한다.

사진 제공=마실스냅

버스킹 꿈나무 11살 송시율 어린이는 ‘일당백 리턴즈’ 최연소 참가자로서 ‘찾아가는 버스킹 꿈나무’를 통해 시민을 만나고 있다. 송 군은 “부모님과 상의해서 일당백에 참여했다. 여름방학에 특별한 추억이 생겼다. 재미있고 주목받고 칭찬받아서 기쁘다”라고 말한다. 송 군은 버스킹에서 <쉼이 필요해>, <네모의 꿈> 등 다양한 노래와 기타연주를 들려준다. 지난 17일 석사 벌말공원에 이어 8월 4일에는 요선동 ‘요쌀롱’에서 버스킹 무대가 열린다.

원슬비 씨는 오래전 어느 날 풍경소리가 준 휴식의 기억을 시민들과 나누고 싶어 ‘좋은 날’을 기획했다. 어린이부터 중년까지 다양한 시민들은 “흙을 만지는 게 기분 좋고 즐거워요”, “풍경소리에 힐링하고 갑니다”라고 말한다.

송수진 씨는 젊은 세대에게 씨름의 매력을 알리고 지역에 여성씨름 동호회도 만들고 싶은 포부를 담아 ‘청춘씨름’을 기획했다. 지난 11일 춘천기계공업고등학교 씨름장에서 첫 순서를 진행했다. 송 씨는 “여성들에게 쉽지 않은 스포츠이고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지 못하고 있지만 의미 있는 딴짓이기에 힘을 내고 있다. 8월에 두 번째 순서가 진행되니 인스타그램을 보시고 많은 관심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진주 씨는 즉석카메라(폴라로이드)를 필름과 함께 일정 기간 대여해주는 ‘순간을 담다 플래시’를 기획했다. 디지털에 밀려 아날로그를 잊고 사는 시민들이 순간의 소중함을 간직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8월까지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 “요즘은 누구나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삭제한다. 하지만 잘못 나온 사진도 우리의 모습이다. 쉽게 찍고 소비하는 휴대폰 사진보다는 인생의 소중한 순간을 즉석카메라로 찍어 오래도록 추억하면 어떨까?”라고 말한다.

‘뚱딴짓거리’가 기획한 ‘옷 싸이클링’은 헌 옷을 모아 키링과 컵받침(사진) 등 생활소품을 만드는 프로젝트이다. 이들은 “헌 옷을 사용해서도 완성도 높고 보기에도 좋은 생활소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 자원순환 제품의 인식이 더 좋아지길 바란다”라고 말한다. 지난 17~19일 춘천 지하상가에서 체험 부스를 열고 시민들에게 그런 바람을 알렸다. 8월 14일, 전시회를 열고 프로젝트를 통해 완성된 작품들을 선보인다.

강원대 유기견 봉사 동아리 ‘봄빛’은 지난 16~18일 지역의 한 애견카페에서 유기견 후원 바자회를 열고 유기견·반려견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유기견 입양 문화 확산에 나선 이들은 “춘천에는 유기견 봉사활동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이 꽤 많이 있고 반려동물문화에 대한 관심도 크다. 개인이 하기에는 힘에 부쳐서 동아리를 만들어 함께 힘을 모으고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한가지 당부가 있다. 현재 춘천시동물보호센터는 자원봉사자를 받지 않고 있는데 반려동물 친화도시에 맞게 개선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포토그래퍼 길창인 씨는 유기견 입양 촉진과 반려동물 문화 개선을 위해 ‘여기보개’를 기획하고 유기견과 이미 입양되어 사랑받고 있는 반려견들의 인생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 15일 길 씨가 허향미 씨 가족의 ‘살구’를 촬영을 하고 있다. 허 씨는 “가평 유기견 보호소에서 ‘살구’를 입양했다. 살구가 가족이 된 후 온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많이 늘었다. 살구 때문에 웃을 일이 많아졌다. 반려견을 기르고 싶은 시민들이 이왕이면 유기견을 입양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목마 할아버지를 기억하는가? 오래전에는 동네 골목에서 목마 할아버지를 볼 수 있었다. 목마가 설치된 수레가 나타나면 골목길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이제는 추억으로 남았다. 아파트의 아이들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이태근 씨가 ‘모두의 레이스’를 기획한 이유이다. 이 씨는 지난 19일 퇴계주공 5차 아파트 놀이터를 찾아가 ‘바이트 초이카’트랙을 설치하고 아이들과 놀았다. “아파트 집안에 설치가 어려운 트랙놀이터이다. 이날 20여 명의 아이들과 재밌게 놀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동네에서 아이들과 놀아주는 트랙아저씨가 되고 싶다. 트랙 1개로 시작했지만 공감하는 아빠들의 참여가 늘면 커뮤니티를 만들어 여러 트랙을 설치하고 더 많은 곳에서 아이들과 놀아주고 싶다”라고 말한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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