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정 청소년 기자

프로아나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는가? 프로 아나(pro-ana)란 찬성을 의미하는 프로(pro)와 거식증을 의미하는 아나(an(orexi)a)가 합쳐진 신조어이며, 거식증을 옹호하며 치료를 거부하고 마른 몸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섭식장애는 치료가 필요한 질환임에도 이를 옹호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10월 23일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 라는 프로그램이 ‘나비약과 뼈말라족’을 주제로 방영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나비처럼 생긴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를 복용하며 뼈가 보일 정도로 마르고자 하는 프로아나들의 실태와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의 위험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 프로에서는 환자의 약 처방 내용을 확인하지도 않고 무조건 다이어트약을 처방하는 여러 의사들도 나왔다. 그들은 마약성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의 위험성을 환자에게 자세히 알리지도 않고 기계적으로 처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환자들이 약물을 오남용했을 때의 문제점은 생각하지도 않은 채 말이다. 정상적인 사람도 도파민을 과잉 분비하게 만드는 향정신성 약물을 장기간으로 복용했을 때 오히려 중추신경계를 망가뜨려 정신질환을 앓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약물 복용에 주의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이 프로에서는 식욕억제제를 복용하고 이상 반응이 생긴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하여 집안에 방화한 사례, 6개월 이상 장기간 식욕억제제를 복용하다 중단 후 부작용으로 환청과 환각을 보게 된 사례 등을 소개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프로아나들은 대개 체중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거나 체중감량에 중독된 경우가 많다. 이들은 SNS에서 자신과 유사하게 섭식장애를 앓고 있고 굶는 것을 통해 극단적으로 살을 빼고자 하는 사람들과 무리를 지어 서로의 경험을 나눈다. 그들은 한데 모여 섭식장애를 옹호하고 ‘빼몸(키에서 몸무게를 뺀 무게를 의미함)’, ‘뼈말라(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몸)’가 되고자 굶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들이 체중 증가에 극도로 스트레스를 느끼고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미성년자 구매가 불법인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를 대리 구매할 정도로 몸무게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그 이유가 미디어와 우리 사회 그리고 의류 시장에 있다고 생각한다. 미디어에서 가냘픈 몸매의 여성 연예인을 자주 노출하고 그들을 미의 기준으로 삼으며 찬사를 보내는 사회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미디어와 연예인에게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10대 청소년에게, 특히 여성청소년에게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들을 동경해서 ‘아름다워’지고자 영양소가 필요한 성장기에 매끼를 굶고, 심지어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를 복용하는 문제를 낳는다.

또한, 프리사이즈라고 기재되었지만, 강아지가 입을 만큼 작은 크기의 옷들을 마구잡이로 생산해내고 유행이라며 마케팅하는 사람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크롭티 등 유아에게나 맞는 크기의 옷을 생산해내며 그 옷이 맞지 않다고 스스로를 ‘뚱뚱’하다고 인식하게 하는 것도 문제이다. 따라서 미디어는 사람들이 자신의 몸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매체 환경을 조성해야 하며, 지나치게 마른 연예인을 찬양하는 태도를 중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