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배제와 차별의 노존(No Zone)
[데스크칼럼] 배제와 차별의 노존(No Zone)
  • 춘천사람들
  • 승인 2021.11.2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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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시의 거대한 관문인 올해 수능이 막 끝났다. 고교 졸업을 앞 둔 이들은 곧 미성년자의 딱지를 떼고 성년의 길에 접어들 것이다. 그러면 이제 곧 미성년자 출입금지 구역에의 제한도 풀리게 되고, 그 동안 금지된 여러 일들도 가능해질 것이다. 

출입금지구역이 진화한 것이 ‘노키즈존(No Kids Zone, 어린이 출입을 금지하는 곳)’이다. 노키즈존에 이어 ‘노시니어존(No senior zone)’이 등장하더니, 최근에는 특정한 사람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존(No○○Zone)’이 ‘노중학생존’, ‘노비거주아동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이 밖에도 ‘노향수존’, ‘노래퍼존’, ‘노커플존’ 등 연령 뿐 아니라 이용자의 행위와 정체성까지 제한을 두는 곳도 등장했다. 

어느 한 식당에서 ‘49세 이상 (출입을) 정중히 거절합니다’라는 안내문을 출입문에 붙여놓은 사진이 SNS 상에 공유되며 ‘노시니어존’이 현실이 되었다. 출입 금지 대상이 되는 연령대를 조정해 특정 층의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노시니어존을 넘어서 ‘노중학생존’까지 등장했다. 중고등학생이 시험 기간에 자주 찾는 스터디 카페 중에는 중학교 2·3학년 이하 손님을 받지 않는 곳이다. ‘아파트 거주 어린이 외 어린이의 출입을 금한다‘는 안내문을 단지 내 놀이터에 붙여 논란이 된 적이 있는데, 이것이 ‘노비거주아동존’이다. 아파트 단지 안의 놀이터라도 어린 아이라면 누구나 놀 수 있게 개방되지만, 외부 어린이를 제한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 밖에도 노래퍼존의 경우 ‘래퍼’나 ‘힙합퍼’를 자처하는 사람 중 욕설을 하거나 음악을 크게 트는 등의 행위로 남에게 폐를 끼치는 막고자 등장하였고, 음식을 먹는 곳에서의 지나친 향수 냄새는 다른 사람의 식사를 방해할 수 있다며 등장한 것이 노향수존이다.

노○○존의 다양한 진화는 노키즈존을 사회적으로 용인하면서 다른 배제 구역도 늘어나게 된듯하다. 이렇듯 ‘노존’의 등장은 특정 장소를 이용하는 주 고객층의 요구사항에 기대어 보편적인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상업적 이유에서 출발한 것이 일반적이다. 노존은 사람을 구별 짓고 그 구별에 따라 인간의 권리를 제한하는 행위로 위법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차별과 배제의 문제이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사회의 배제와 차별은 노존처럼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아이라 은밀하게 스며들어 있다. 노인들이 키오스크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그렇고 소위 ‘꼰대’정치가 그렇다. 선거철을 맞아 니편 내편을 가르는 일이 난무한다. 적대적 편가르기의 배제와 차별 뒤에 남는 것은 분노와 증오뿐이다. 노존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위험한 이유이다. 눈에 보이는 노존 뿐만 아니라 은밀한 차별과 배제의 마음도 걷어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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