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평119안전센터 최영은 소방교

도내에서 화재대응능력 1급을 취득한 유일한 여성 소방관이 있다. 

화재대응능력 1급 자격시험은 재난현장에서 효율적 대응에 강한 소방관을 양성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시험은 이론과 실기로 나뉜다. 특히 실기 평가는 화재 현장과 동일하게 20kg이 넘는 방화복과 공기 호흡기 등을 착용한 후 호스와 사다리 전개하기, 50kg에 이르는 요구조자를 30m 운반하기, 고층 건물 화재진압 및 인명구조 등 7개 과목의 고난도 평가를 모두 통과해야 한다. 남성들도 취득하기 어렵다는 이 시험의 도내 취득자는 총 57명이다. 화재대응능력 1급 외에도 인명구조사 2급, 응급구조사 2급 등의 인명구조 관련 자격증을 소유한 춘천소방서 후평119안전센터의 최영은(28) 소방교를 만나봤다.

후평119안전센터 최영은 소방교

Q.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선택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초등학생 때부터 대학교 졸업 전까지 축구를 했어요. 운동을 하다가 다쳐서 그만두게 되고, 진로를 한참 고민했어요. 아버지가 구조대 출신이세요. 지금은 춘천소방서 주임으로 일하고 계셔요. 부모님을 어릴 적부터 보고 자라서 그런지 진로를 자연스럽게 이 방향으로 선택한 것 같아요. 아버지의 권유도 도움이 됐어요. 어머니도 현재 동면 의용소방대에서 대원으로 근무하고 계세요. 

Q.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나요?

근무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모텔에 화재가 나서 출동한 적이 있어요. 크리스마스 날이라 만실이었는데 다행히 큰불은 아니었어요. 모두 옥상으로 대피를 했는데, 요구조자들이 보조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피할 수 있게끔 씌워드리고 내려와야 하는데 실수로 잊어버린 거예요. 물론 젖은 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고 대피시켜서 별다른 문제는 없었어요. 그렇지만 원래는 확실하게 공기 주입이 가능한 보조 마스크를 꼭 씌워드리고 대피시켜 드려야 해요. 정말 신규 때만 할 수 있는 실수였죠. 그 이후로는 보조 마스크를 꼭 신경 쓰고 있어요.

Q. 일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와 본인만의 신조가 있나요?

보람은 매번 출동할 때마다 느껴요. 화재진압도 하고 구급 대원도 하고 여러 분야를 많이 해왔지만, 구조된 분들이 고맙다고 인사하러 찾아오시면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한 번은 아이가 혼자 타고 있는 차에서 아이를 구조한 적이 있는데, 아이가 나중에 찾아와서 고맙다고 했을 때 너무 감사하고 뿌듯했어요. 저만의 신조는 ‘소방관, 누구나 소방관이다’예요. 모든 소방관들은 언제 어디에서나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저뿐만 아니라 어떤 상황이든 그 자리에 누가 있든 모두가 똑같이 열심히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Q. 소속 팀의 장점과 보완하고 싶은 점이 있을까요?

춘천소방서 자체가 강원도에서 출동이 가장 많다 보니, 아무래도 사이가 더 돈독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장 활동은 협동을 기본으로 하다 보니 모두가 서로 끈끈하고 동료애가 넘쳐요. 춘천소방서에서 근무한 지 두 달 정도가 되어가고 있어요. 그래서 보완하고 싶은 점은 아직까지 없습니다.

Q. 근무하면서 애로사항이나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강원도에서 근무하면서 아무래도 날씨 문제가 가장 걱정돼요. 눈도 많이 오고 추워지니까요. 또 난방 기구들을 많이 사용하시잖아요. 그러면 보일러 등의 오인 신고 확률이 있어요. 난방 기구들 때문에 감지기가 연기 등을 인식해서 오작동이 생길 수 있거든요. 안전 관리자들이 관리를 잘해주셔야 오인 신고가 줄어들 거예요. 시민들에게도 유의를 부탁드리고 싶어요.

Q. 향후 목표와 계획이 있나요?

개인적으로는 훈련을 더 체계적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고강도 운동을 하다 보니 요즘 허리와 무릎이 아파서, 몸을 추스르고 건강관리를 먼저 할 예정입니다. 또 확실히 남성에 비해 근력과 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운동을 몇 배로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사실 화재대응능력 1급에 대한 도전 자체가 적어요. 훈련 준비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도전 자체를 다짐하는 것도 어렵죠. 근데 저는 ‘할 수 있겠는데?’하는 믿음과 도전 정신이 있었어요. 지금까지 하나씩 하나씩 해오면서 느낀 건 ‘하니까 되네’였어요. 해보니까 되는 게 신기하고, 그 성취감으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업무적인 부분으로는 조금 더 화재현장과 구조현장과 관련한 공부를 열심히 할 거예요. 그리고 로프를 이용한 구조현장 교육처럼 참여하고 싶은 교육이 있다면 다 참여하면서 더 열심히 배우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화재대응능력 1급을 취득하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도전하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셨으면 좋겠어요. 사람은 도전하는 과정에서 성장한다고 생각해요. 준비하면서 더 강인해지고, 강인해짐으로써 부상도 줄어들 거예요. 여성 소방관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소방관분들께서 함께 도전한다면, 소방이라는 ‘조직’이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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