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두리 잔디 구장, 상설 실기시험장으로 활용
다수가 수도권 응시생… 매주 화·수 연간 70회

지난 15일 춘천에서 처음으로 드론 조종자 실기시험이 열렸다.

춘천시는 지난해 한국교통안전공단 ‘초경량 비행 장치 상설 실기시험장 공모’에, 동내면 ‘거두리 잔디 구장’을 ‘춘천 드론 상설 실기시험장’으로 활용할 계획을 제시하며 선정됐다. 거두리 잔디 구장은 비가림 관중석(160석), 야외 화장실, 안전펜스 등 드론 상설 실기시험장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원도에서는 영월에 이어 두 번째로 조성된 시험장으로서, 구장 면적 총 1만2천988㎡ 중 8천25㎡를 실기시험장으로 활용한다. 응시인원은 1일 18명 이내로, 매주 화·수요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운영된다.

한 수험생이 드론 1종 실기시험을 치르고 있다.

이날 드론 1종 멀티콥터 25kg~150kg 조종자 자격시험이 치러졌다. 청년부터 장년층까지 다양한 세대의 응시생들이 자격증 취득에 나섰다. 잔디 구장은 실기시험을 위해 2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졌고, 각 구역당 응시생 한 명씩 안전펜스 뒤에 자리하여 동시에 2명씩 시험을 치렀다. 응시생 1인당 한 명의 감독관이 조정을 평가했다. 응시생들은 1종 드론을 조정하며 △50m 전·후진 △삼각 비행(삼각형을 그리면서 오르내리기) △원을 그리며 비행하기 △비상착륙 △측면바람에 대비한 비행 등 다양한 시험을 치렀다. 시험을 마치고 안전구역 밖으로 나온 응시생들은 진땀을 닦아내며 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이날 춘천시 드론 스포츠 협회 관계자들이 나와 실기시험을 도왔다. 최광운 교육 이사는 “3명이 결석을 하는 탓에 오늘 시험은 총 15명이 응시했으며, 한 사람당 약 30분 정도 소요됐다. 드론 조종자 증명시험은 필기시험의 경우 1·2·3종은 필수로 치러야 하고, 실기시험은 1·2종에 해당한다. 자격증을 따려는 사람들은 1종 자격증을 따는 게 좋다. 자동차로 비유하면 1종 대형 면허라고 생각하면 된다. 학과시험의 경우 100점 만점에 70점 이상, 실기시험의 경우 모든 항목에서 ‘만족(S)’을 받아야 합격한다. 앞으로도 이곳에서 대부분 1종 시험이 치러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오늘 응시생 중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서 온 사람들이다. 드론이 유망하여 자격증을 따려는 대기자들은 많은데, 시험장은 부족하고 시험도 자주 없으니 가까운 춘천으로 온다. 하지만 자격증을 딴다고 바로바로 취업이 되거나 그런 상황은 아니다. 일자리가 점진적으로 만들어지는 추세이다. 농업과 임업의 방제, 재해방지, 각종 촬영 등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험을 치른 권명철(화천·55) 씨는 “농업과 임업에 종사하고 있다. 방제 분야에 드론을 도입하고자 학원에서 2달 동안 배우고 자격증 취득에 나섰다. 남부지역에서는 방제에 이미 드론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강원지역은 농지가 협소해서 더디긴 하지만 농촌 고령화와 일손 부족으로 앞으로는 드론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항공방제단을 만들 생각이다. 드론은 붐을 탔다. 나이 든 사람들도 많이 도전한다. 청년들보다는 민첩함이 부족해 쉽지 않았지만 정말 열심히 했다. 첫 시험인데 꼭 합격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춘천 드론 상설 실기시험장’에서는 연간 70회의 시험이 치러질 예정이다. 이에 춘천시는 수도권 등지에서 응시생과 가족 등 연간 3천 명 이상이 춘천을 방문해 지역 경제에도 일정 정도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종일 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