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임 춘천시립도서관장

책을 펼쳐놓은 듯한 지붕의 형상이 인상적인 춘천시립도서관은 현 위치인 석사동에 2017년 9월 9일 신축 개관하였다, 춘천시립도서관의 역사는 196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월 15일 옥천동에 개관한 도립도서관을 1970년 12월 10일 춘천시가 이관받아 운영하다가 1990년 6월 12일에 삼천동으로 이전하여 개관하였으며 2017년에 현 위치에 신축 개관하였다. 2019년에는 올해의 건축상 ‘우수상’ 수상을 하였다. 뿐만 아니라 2020년 4월에는 한국도서관협회에서 주관하는 한국도서관상을 수상하였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책이음서비스(하나의 회원증으로 전국 참여기관에서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도서대출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전국통합서비스) 우수기관으로 선정되어 국립도서관장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시립도서관의 현재와 미래를 알아보기 위해 2022년 1월 1일에 새로 부임한 최순임 관장을 만나 시립도서관장으로서의 포부와 계획 등을 들어봤다. 

시립도서관장으로 부임하신 지 몇 달 지났는데요, 그동안 어떤 일들을 하셨나요?

“현재, 춘천 시립도서관장으로서 춘천 시립도서관 운영에 대해서 전반적인 총괄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도서관 경력만 30년이 되는데요, 춘천 교육청 소속의 도서관인 춘성도서관, 춘천교육문화관뿐만 아니라 춘천 대부분의 공립도서관에서 근무를 하였습니다. 기본적인 도서 분류 업무, 시설관리, 문화행사, 행정 및 예산 업무, 홍보, 스마트도서관 기획 및 운영 등 도서관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다 경험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떤 계기로 도서관 사서직을 하게 되셨나요?

“사서가 되기 전에는 식품공학 전공으로 식품회사에서 근무를 했었어요, 근무환경이 열악한 편이라 이직을 고민하던 시기에 지인분의 권유로 사서직에 도전하게 되었어요. 그 당시, 사서직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시기였는데, 어렸을 때 도서관에 자주 다니면서 막연하게 도서관에 대한 환상을 품었었는데, 제 평생직장이 되어 매우 신기할 따름입니다.”

어린 시절 도서관과의 인연에 대해 더 말씀해 주시겠어요?

“집 근처인 도청부근에서 친구들과 자주 놀았는데요, 어느 겨울날 너무 춥고 마땅히 갈 데가 없어서 우연히 들어갔던 곳이 도서관이었어요. 그때는 그곳이 도서관인지도 모르고 들어갔지요. 초등학교 3~4학년 무렵이었는데, 어린이실이 1층이었는지 2층이었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너무도 따뜻하고 아늑해서 천국 같았어요. 처음부터 도서관에 대해 좋은 추억을 갖게 된 거죠. 처음에는 잡지책에 눈길이 갔으나 점점 세계 명작동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소공녀》, 《소공자》, 《장발장》 등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들에 반해서 도서관에 자주 다니며 책 속에서 ‘희망’이라는 나만의 보물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저는 무척 행운아라고 생각해요. 도서관과 가까운 환경에 살았고, 도서관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졌고, 도서관에서 만난 이야기에 매료되어서 계속 도서관을 찾았고,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도서관에서 시험공부를 하며 꿈을 키워나갔으니 도서관이 저를 키웠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집 앞의 도서관 덕분에 학창시절의 추억이 아름다웠다는 이야기가 무척 감동적입니다. ‘10분 안에 만나는 문화공간, 작은도서관’ 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공립도서관에서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 계기가 보다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에 방문하게 하기 위함이었다는 점에서 작은도서관도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우연히 도서관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도서관에 자주 방문하게 되고, 도서관에서 하나의 인생책을 만나게 된다면 제가 어렸을 때 책 속에서 저만의 보물을 찾았듯이, 그렇게 보물을 찾는 아이들이 생겨나리라 기대합니다. 시립도서관장으로 부임하면서, 제가 도서관에서 받았던 문화적 혜택을 시민들에게 돌려드려야겠다는 사명감이 더욱 생긴 만큼 작은 도서관이 시민들과 문화적으로 소통하는 공간이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가장 보람 있던 일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겠어요?

“제가 2012년 7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소양도서관에서 근무를 했는데요, 한동안 민간위탁되던 도서관을 다시 직영 운영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책’이라는 본질에 집중하면서 이용객도 늘고 많은 보람을 느꼈어요. 어린이 책읽어주기 프로그램, 초등 독서교실, 청소년 독서 동아리 운영 등 연령에 따라 활동이 연계되도록 촘촘히 계획한 덕분에 이용자가 4년만에 1만3천 명대에서 6만5천 명대로 증가했습니다. 그 외 스마트도서관 보급과 책이음서비스가 안착되고 있어 매우 보람을 느낍니다.”

올해 도서관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나 프로그램이 있을까요?

“연령별 특화 프로그램, 지역사회 연계프로그램을 강화할 예정이고, 정보와 문화가 있는 공간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아이나 어른이나 도서관이 즐거워야 오거든요. 도서관에 볼거리, 즐길거리가 더욱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도서관 데이 프로그램도 확대할 계획이에요. 그리고 코로나를 겪고 있는 시민들에게 힐링을 안겨줄 프로그램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고, 시대의 변화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스마트도서관이 그렇고, 그런 면에서 올해 시립청소년도서관에서 선보이는 미디어창작실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삼천동에 위치한 시립청소년도서관은 2022년 2월 미디어창작실을 오픈했다. 카메라, 조명, 마이크, 편집프로그램, 편집용 컴퓨터 등 미디어 창작 및 교육에 필요한 장비가 구비된 미디어창작실은 1일 2회(오전 10시~오후 1시, 오후 2시~5시) 운영되며, 청소년은 물론 일반 시민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을 컴퓨터에 저장할 수 있는 시대에 도서관은 더 이상 책만을 위한 공간은 아님에 틀림없다. 시민들이 자유롭게 모여 소통함으로써 새로운 문화를 생산하고 전달하는 제3의 공간으로 도약하길 기대해본다. ‘한 나라의 과거를 보려면 박물관에 가고, 미래를 보려면 도서관에 가라’라는 말이 있다. 최순임 관장이 어린 시절 발견한 책 속의 ‘보물’을 춘천시민 모두가 발견할 수 있길 기대하며 책으로 소통하는 문화도시 춘천의 미래를 꿈꾸어본다.

정미경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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