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유정(프리랜서 연극인)

지난해 춘천에서는 전국 최초 공립인형극단 ‘춘천시립 인형극단’이 창단되어 공연 <하얀산>을 올렸었습니다. 올해도 이어서 기쁜 소식하나! ‘춘천시립국악단’이 탄생했는데요. 초대 예술감독 이유라 명장과 민요단원 5명, 객원 소리꾼 2명으로 이루어진 강원도 최초의 시립국악단입니다. 

민요 중심의 춘천시립국악단은 3월 27일(일) 문화예술회관에서 창단 공연 ‘시작(See:作)’을 시작으로 춘천시립교향악단(1985년), 시립합창단(1990년), 시립청소년교향악단(2009), 시립청소년합창단(1990), 시립인형극단(2020)에 이어 2022년 6번째로 창단되었습니다. 이번 공연은 풍류, 노래, 춤을 활용한 마당놀이 형식과 이춘희 명창, 춘천농악단연합회, 세종 채향순무용단, 타악팀 IN풍류, 노관우 밴드 등이 참여하여 다채로운 협업으로 첫 창단 공연 만들어 냈습니다.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음악이자 예로부터 민중 사이에 구전되어 내려오며 민요를 주축으로 만들어진 만큼 앞으로 민중들의 사상, 생활, 감정을 담은 민요(民謠)를 통한 국악단(國樂團)으로서의 민요의 정통성을 살리는 멋진 행보를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국립창극단의 창극<리어> 공연을 소개해 봅니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이 시공을 넘어서 우리의 창극과 만났습니다.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이 창극의 인기를 가늠하게 하였는데요. 국립창극단은 1962년 창단되어 올해로 창단 60주년을 맞이하였네요. 국립창극단은 판소리를 바탕으로 한 음악극 ‘창극(唱劇)’을 선보이고 있으며, 60년간 판소리 다섯 바탕(춘향가·심청가·수궁가·홍보가·적벽가) 노래와 사설을 온전히 따라가며 창극의 토대가 되는 판소리 보존에 힘을 쓰며 전국 각지의 명창들의 <완창 판소리> 무대를 38년째 열고 있습니다. 

창단 50주년이 되는 해였던 2012년부터는 판소리 다섯 바탕을 현대적 감각으로 선보였으며 스릴러를 표방한 <장화 홍련>, 그리스 비극 <메디아>, 서사극 브레히트 <코카서스 백묵원>, 오페라 원작 <오르페오전> 등 다양한 소재들을 창극화하고 ‘판소리 일곱 바탕 복원 시리즈’ 까지 하고 있으니 전통성을 지키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다고 할 수 있네요. 전통과 역사를 존중하고 본질을 바탕으로 무대화에 힘을 쓴다면 서로 다른 세계 속에 피어난 예술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춘천시립국악단의 창단을 축하드리며 앞서 태어난 국립창극단과 지금 시작하는 춘천시립국악단의 행보를 관심을 갖고 바라보려 합니다. 다음 공연에는 춘천의 민요 중심에 멋진 소리가 알려지길 응원합니다. 또 하나, 다음 국립창극 공연작으로 <춘향>(2022.5.4-5.8)이 예정되어 있으니 메모해 두세요. 

아~ 그러고 보니 봄이 되었는데도 아직 강원도 18개 시군에 시립극단이 하나 없는 아쉬움이 있네요. 다음 봄엔 생길 수 있을까요? 봄이니...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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