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도 경기 3연패… (제46회 협회장기·주말리그 왕중왕전·전국체전 우승)

작년에 춘천여고 농구부가 이뤄낸 쾌거다.

올해 첫 경기도 출발이 좋다. 지난 17일에 있었던 제47회 협회장기 대회에서 작년에 이어 우승했다. 춘천여고 농구부와 김영민 코치를 만나보았다.

선수들에게 힘차고 밝은 기운이 가득했다. 왼쪽부터 박성진(3학년) 최서연(3) 성수연(2) 정지윤(2) 최슬기(3) 최예슬(1)

작년에 비교해 올해 팀에는 어떤 변동이 있었는지?

최서연: 아무래도 책임감과 부담감이 느껴졌어요.

최슬기: 농구부가 작년엔 9명이었는데 올해엔 6명이 되었어요. 3학년 선배 4명이 졸업하고 1학년 예슬이가 들어오고요. 아무래도 체력적인 부분에서 요구되는 부분이 작년보다 많았어요.

박성진: 작년과 팀 색깔이 달라졌어요. 작년엔 개인 능력이 중요했다면 올해는 내부 조직력이 더 관건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앞두고 어떤 점이 중요했는지?

성수연: 저희 팀에서 암묵적인 규칙이 있는데요. 서로 지키려는 것들, 그러니까 기본에 집중하는 부분이었어요.

정지윤: 체력이 가장 중요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팀원끼리 으쌰으쌰 격려하는 부분들이!

최예슬: 경기에서 중요한 순간마다 수비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이번 경기 기억에 남는 순간은?

성수연: 4강 끝나고, 팀끼리 의논하기 위해 만났을 때에요. 사실 4강 경기가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함께 모여 얘기하면서 다음 경기를 준비했어요.

최서연: 결승전이요. 그 전에 경기가 잘 안 풀렸던 것 같아서 서로 다독여주면서 나아갔던 부분이 떠오르네요.

박성진: 저는 예선 첫 게임 때가 떠올라요. 즐기면서 게임을 하는 부분에서요.

최슬기: 이번 연도 첫 경기였거든요. 설렜고 준비한 만큼 결과가 따라줬구나 싶기도 했어요.

정지윤: 이 멤버로 나간 첫 대회에서 우승했네요! 선배님들이 응원을 와 주셔서 힘이 됐어요.

최예슬: 우승했을 때, 경기 종료 1분 전에 이겼다는 감이 왔을 때요.(웃음) 결승경기 종료 직전에 상대 팀과 점수 차이가 꽤 있어서 안정권이었어요.

팀 분위기가 좋다는 생각이 든다. 춘천여고 농구부의 장점을 말해준다면.

박성진: 하나같이 밝아서 좋아요! 조금은 눈치 없다 느껴질 정도인데…(다 같이 웃음)

성수연: 인원이 적지만 더 단단하고 돈독한 느낌이에요.

최슬기: 경기에서 보이는 빠른 스피드가 장점이에요.

최서연: 저희 팀에는 구멍(두드러지는 단점)이 없어요. 4강 경기에서 저희 팀 선수들은 전원이 두 자릿수의 득점을 해냈어요. 보통은 팀에서 선두를 달리는 일부 선수의 득점 비중이 많거든요. 각자가 몫을 잘 해낸 것 같아요.

 

김영민 코치와 춘천여고 농구부가 함께
김영민 코치와 춘천여고 농구부가 함께

::: 김영민 코치 인터뷰

작년에 이어서 올해 스타트를 보람차게 끊게 됐어요. 첫 대회를 마친 소감이 어떠신지?

사실은요, 작년에 코치 생활을 25년 차쯤 했을 때 우승을 하다 보니까, 약간 무덤덤한(?)(웃음) 우승이라는 게 이런 거였나 싶더라고요. 작년에 3번의 우승을 한 것이 저희 선수들에게는 분명히 내면에 새겨진 경험으로 남아 있을 거예요. 저에게도 그렇고요. 작년에 우리가 이렇게 준비해 와서 좋은 결과가 3번이나 있었구나, 그걸 놓지 않고 해보자. 저희는 모든 경기에서 첫 예선이든 결승이든 단지 한 게임씩 더 한다는 마음으로, 초심으로 임했어요.

이번 대회는요, 운도 따라줬어요. 올해는 전체 선수가 6명이다 보니 체력안배가 중요했죠. 우승여부보다 아이들이 체력적으로 힘에 부칠 때 부담되는 게임을 하다 보면 부상으로 연결이 될 수 있으니까, 걱정을 많이 했었거든요. 본선에서 추첨으로 대진표가 정해지는데 부전승을 얻어낸 거예요. 작년에는 한 번도 부전승이 없었거든요. 저희 교장선생님이 추첨을 잘 해주셔서 행운이 저희에게 왔어요.(웃음) 여러 가지 요소들이 너무 잘 따라줬어요.

이 자리를 통해 농구부를 늘 응원해주시는 춘천여고 김난희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선생님과 교직원분들, 우리 춘천여고 학생들 감사드립니다. 총동창회장님도 농구부 후원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강원도농구협회 회장님, 부회장님, 이사님들께도 감사 인사 꼭 전하고 싶습니다.

농구부 출신이시다. 코치의 길로 걷게 되신 계기는?

돌아보면 제가 선수 시절에도 후배나 친구들을 가르쳐주는 걸 굉장히 좋아했었던 것 같아요.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실업팀 선수로 뛸 때 감독님이 농구를 좀 늦게 시작한 친구를 저에게 붙여주시면서 가르쳐봐라, 말씀하셨어요. 해보는데 이런 부분을 이렇게 가르쳐도 좋겠다는, 그런 아이디어 같은 게 떠오르고 재미있더라고요. 제가 실업팀에서 은퇴한 후에 당시 봉의여중 농구부 코치로 제안이 왔어요. 시작은 그렇게 96년도에 봉의여중에서 했네요.

코치 역할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시는지?

코치를 처음 시작하면서부터 현재까지 한 가지 꼭 다짐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차별을 두지 않는. 이 부분을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상담을 해보면 방법을 몰라서 못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아직은 인생에 있어 미숙할 수도 있으니까요. 본인이 지금 복잡하고 힘든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는데, 알고 있는 방법은 한정적인 거죠. 그럴 때 ‘그 방향은 너 스스로가 힘들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했어요. 이런 방법도 있다는 식으로요. 향후에 비슷한 시행착오를 겪으면 점검을 도와주고, 본인 얘기를 해보게 하고 스스로가 극복하면서 풀어나갈 수 있게요. 저는 제시와 격려를 해주면, 아이들이 그 말뜻을 읽어서 적용해요.

농구부 졸업생들과의 교류문화가 활발하다고 들었는데요.

네, 농구부 출신 선배들이 지금 현재 뛰고 있는 아이들을 정말 아껴줘요. 특정 선배들만 관심을 두는 게 아니고요, 전체가 다 관심을 많이 둬요. 일 년에 한두 번씩 모여서 선후배끼리 게임하고, 훈련시즌이면 외부로 나가기도 하는데 그때 보태서 쓰라고 지원해주시는 분들도 있고, 꾸준히 장학금 후원도 해주셔요. 그리고 그 사랑을 받은 아이들은요, 이게 가르치지 않아도 돌려줘야 된다는 것을 아는 거 같아요. 그래서 이런 문화가 자연스럽게 20년 넘게 맥이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선배들이 경기 때도 그렇고 훈련을 가도 그렇고 움직일 때마다 어디서든 여러 손길로, 응원으로 함께하니까요. 정말 감사한 부분이에요. 선배들 말로는 친정이 있는 것 같아서 좋대요. 각자의 방향대로 살고 있다가도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는 곳이 있어서 너무 좋다고 해요. 다시 모일 날이 기대되네요.

인터뷰를 통해 느낀 춘천여고 농구부는 열정, 순수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선수들이었고 ‘긍정적’이었다. 올해 팀 인원이 줄어든 상태에서 대회에 나갈 것을 대비해 하루에 2회 가졌던 훈련을 4회까지 늘리기도 했다고 한다. 한 팀으로 뭉쳐 감당해나가는 그들의 단단함에서 그 나이대의 패기도 보였다.

그 여정에 그들의 직속 선배이자, 맏언니이자, 페이스메이커인 김영민 코치가 마음 다해 동행하고 있다.

춘천여고 농구부의 올 시즌 남은 경기도 건승을 기원한다.

이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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