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태 (춘천 금산초 교사, 현 전교조강원지부 정책실장)

대통령선거가 끝난 지 엊그제 같은 데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세계가 주목합니다. 4·19혁명, 5·18 광주민주화운동, 6·10 민주화운동, 최근의 촛불혁명 등 역사의 중요한 길목에서는 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고, 나섰고, 그 과정에서 많은 시민들, 특히 젊은 학생들의 희생이 있었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이루어진 민주화는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국민 모두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창의적 사고와 이에 바탕을 둔 역동성은 이러한 우리나라의 치열했던 현대사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거대한 권력이라도 고정불변이 아니며 정의롭지 않다면 직접 심판하겠다는 의지와 신념,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은 미약하지만, 힘을 모아 불의를 심판했다는 경험 등이 우리 모두의 가슴에 큰 자부심으로 남아있습니다. 정치만큼 사람들의 관심과 열정을 끌어들이는 분야가 또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교육열 역시 세계가 알아주지요. 미래를 개척하려는 열망과 에너지가 넘치기 때문입니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교육을 통해 더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삶을 가꾸어 나가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교사들은 국민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과 기대에 부담을 느낄 때도 있지만 이러한 소임을 맡게 된 것에 대해 늘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중요한 두 가지 일을 함께해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교육감입니다. 강원도교육감은 의회와 협력하여 3조6천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다루고, 17만명의 학생과 2만명이 넘는 교직원들의 교육과 행정을 총괄하고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중요한 사람입니다. 교육감을 선거로 뽑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교육과 정치 두 분야가 우리의 소박한 바람과는 다르게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실례를 우리는 교육감의 역할과 책임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다가오는 선거에서 우리 춘천시민들은 “대통령 당선자에게 힘을 실어야 한다.” “아니다. 견제해야 한다.” 라는 때 이른 정쟁에 매달리기보다는 우리 아이들의 성장과 교육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교육감을 뽑는 일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강원도교육감 선거는 여느 때보다 많은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후보들에 대해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도민들의 올바른 선택을 도와야 하는 교원과 행정직원들은 정치기본권이 심각하게 제한되어 있어 자칫 깜깜이 선거의 전형적인 양상을 보여주지 않을까 많은 분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예산 조달 방법 없이 교육에 대해 장밋빛 전망만을 제시하거나, 근거 없이 특정 단체를 비난하고 혐오하는 일로 표를 얻으려 하는 후보가 있는가 예리한 눈빛으로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사회 전체의 현실에 대해 정확히 진단하고 미래사회의 변화된 환경에 맞춰 우리 학생들이 어떤 공부를 해야 하고 어떤 미래를 꿈꿔야 하는지, 그리고 이를 위해 다양한 직군의 교직원들에게는 어떤 지원을 하고 어떤 이야기를 진지하게 나누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누군지도 꼼꼼히 살펴봐 주시기 바랍니다. 마침 언론사와 주관하는 공동토론회가 있고, 인터넷 등을 통해 다시 보기도 가능할 테니 우리 학생들을 생각하는 마음만 있다면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래도 모르겠다면 학교에 계신 선생님들께라도 여쭤봐 주십시오. 누구를 뽑아야 하냐고 묻지 마시고 교육감 후보가 이러한 말을 하는 데 맞는 말이냐, 학교에서 실현 가능한 일이냐 여쭤봐 주십시오. 시민 여러분들의 작은 관심이 강원교육의 4년을 좌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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