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희 대학생기자

코로나 팬데믹에 따라 엄청난 호황을 누린 음식 배달 서비스 업체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방역 완화 정책의 영향으로 폐쇄됐던 식당에 다시 사람이 몰려, 서비스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7일 블룸버그 통신은 “전염병 초기 식당 폐쇄로 온라인 주문이 늘면서 탄생한 신흥 부자들이 쇠퇴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기반의 식품배달업체 도어대쉬의 공동창업자 3명은 각각 25억 달러 이상의 재산을 축적했다. 그러나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2020년 이후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던 식품 배달 서비스 기업들의 주가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도어대쉬의 주가는 전년 대비 50.93% 급락했다. 이와 같은 현상을 통신은 “배달이나 테이크아웃이 아닌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로 회귀하는 환경 속에서 투자자들은 더 이상 이 같은 서비스에 호의적이지 않게 됐다”면서 “이러한 부는 이제 신기루 같다”고 진단했다. 또 주방공간을 임대하는 엠티드키친의 모트 스미스 CEO는 “봉쇄 해제는 우리에게 음식 배달의 한계를 보여줬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는 중이다. 8일 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안드로이드와 아이폰(iOS) 스마트폰 기준 배달 애플리케이션 카테고리 사용자는 지난 3월과 비교해 약 113만 명이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두 달 새 100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배달 앱 시장에서 빠져나갔다는 의미다.

최근의 급격히 오른 물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전망도 이 같은 서비스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여러 방면에서 연일 오르는 물가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인상된 음식 가격과 배달료를 지불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수준에 이른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국수 가격이 33.2% 올랐고 밀가루는 26.0%, 식용유는 22.7% 상승했다. 이는 음식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는데 갈비탕, 치킨, 생선회, 자장면 등이 10% 이상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음식점들이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판매 가격과 같거나 더 높게 책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배달 음식에 대한 부담감은 그만큼 커진 셈이다.

배달비 인상 이슈도 사용자 이탈에 한몫하고 있다. 배달비 인상은 배달원(라이더) 1명이 주문 1건을 처리하는 ‘단건배달’ 서비스가 주도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지난달 서울시 배달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월보다 5월의 배달비가 오른 음식점은 평균 11.6%였지만 단건배달의 경우 배달비 인상 업체가 40%를 웃돌았다. 인상폭은 많게는 2천 원에 달했다. 라이더 수급 부족 등의 문제로 배달비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많지만, 업계에선 마냥 사용자 감소를 지켜볼 수만도 없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자칫 사용자 감소가 지속되면 배달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특히 지갑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젊은 층의 대학생들에게는 기본 3천 원, 많게는 4천 원에 달하는 배달비는 1인 기준 음식값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금액으로 많은 이들이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또 배달 앱에서 최소 주문 금액을 메뉴 가격보다 아주 조금 높게 책정하여 무조건 메뉴 2개 이상을 시키게끔 유도하거나, 배달비 무료의 범위를 10만 원 이상의 아주 큰 금액으로 설정하여 앱 상단에 노출되게 하되 사실 배달비는 일반적인 가게와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비싸게 받는 등 소비자 우롱에 가까운 행위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이들은 번거로움을 감수하고도 수수료를 지불하고 음식을 배달시키기보다는 직접 가서 사 먹거나 덜 사 먹는 편을 택하기도 한다.

김수희 대학생 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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