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예원(춘천여자고등학교 3학년)

역사 교사라는 꿈을 향해 나아가다 ‘날갯짓’에 함께한 시간도 어엿 1년. 그 시간 동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의 이야기와 역사에 대해 한 걸음 더 나아갔고, 몸소 역사적 순간들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수요평화 기행을 가게 되었다. 

첫 번째로 우리가 발걸음을 내디딘 곳은 식민지역사박물관이다. 식민지역사박물관은 민족문제연구소를 필두로 하여 많은 분들의 노력 끝에 2018년 설립한 박물관으로 일본 제국주의 침탈의 역사 및 이들과 손을 잡은 친일파들의 죄상, 뜨거운 열정의 빛나는 항일투쟁에 대해 기록하고 전시한 최초의 일제강점기 전문 역사박물관이다. 민족문제연구소 큐레이터님의 설명을 들으며, 당시 시대의 역사와 수많은 원본 사료들을 차근차근 눈에 담았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친일파들의 죄상을 세세히 담은 부분이었다. 한국사에서 위대한 역사를 중심으로 전시한 대부분의 박물관들과 달리, 가장 어두웠던 시절의 역사를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전시하여 당시 시대의 역사를 주체적인 입장에서 관람할 수 있었다. 또한 8월 29일인 경술국치에 세워져, 나라를 빼앗겼던 역사적인 날을 되새기고 더 굳건한 마음으로 박물관에 전시된 내용들을 깊이 새기며 배워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두 번째로 향한 곳은 제1546차 수요시위이다. 수요시위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1992년 1월 8일부터 정기적으로 시행한 시위로, 30년째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존의 수요시위는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진행되지만, 극우단체가 집회 신청을 먼저 하였기에 이번 수요시위는 주한일본대사관과 10m 정도 떨어진 도로에서 진행하게 되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수요시위에 참석하여 할머님들의 용기에 함께해주었다. 우리는 바위처럼 노래에 맞추어 율동 하였고, 내가 날갯짓 대표로 발언을 하며 날갯짓의 뜻을 전하였다. 시위에 동참하며 구호를 외치는 그 순간순간이 매우 짜릿하고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한 순간이었다. 또한, 발언을 하는 한 중학교 3학년 여학생과 얘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직접 정의기억연대에서 수요시위에 대해 찾아보고 참석하게 되었다”라는 말이 계속해서 마음의 심금을 울린다. 수십 년이 지난 현재까지 해결되지 않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이기에 화가 나기도 하고, 마음이 아팠지만, 이렇듯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람들이 있어 이 문제가 머지않아 반드시 해결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청년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나아가는 내가 되리라 다짐하는 시간이었다. 

수요평화 기행의 마지막 종착지는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이다.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들이 겪었던 역사를 기억하고 교육하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공간으로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전시 성폭력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전쟁과 여성폭력 없는 세상을 위해 연대하고 행동하는 박물관이다. 끔찍한 일제의 만행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의 고통스러웠던 당시의 상황을 많은 자료들을 통해 생생히 경험하고, 그들을 추모하며 전시 성폭력 문제에 대해 깊이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여기서 우리가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전시 성폭력은 아직도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베트남 전쟁 파견 당시 한국군은 일본군이 행했던 추악한 행동을 똑같이 베트남의 여성들에게 행하였다.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라 부르듯이 베트남 전쟁 당시 성폭력 피해자들을 바로 ‘라이따이한’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살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알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앞으로 이루어나가야 할 숙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루 동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및 식민지 역사에 대해 배우며, 그동안 이러한 역사를 알지 못한 자신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지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다짐하는 시간이었다. 수요평화 기행을 바탕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의 인권 회복과 역사에 대한 관심 증진에 더욱 힘쓰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 “김학순의 용기가 세상을 깨우다! 이제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

홍예원(춘천여자고등학교 3학년)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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