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시인)

윤석열 대통령님 지지율이 33%쯤 한다고 고소해하고 기뻐하시는 분들 계시다. 순진한 분들이다.

박근혜 님 탄핵 직전에 그의 지지율은 5%였다. 안중근 의사가 외과의사라고 믿는다는 딱 그 수준. 그런데 탄핵 이후 아무런 반성도 변화도 없이 이름만 바꾼 후 5년만에 그들은 정권을 되찾았다. 

국힘당은 그런 자들이다. 원래 30% 콘크리트 지지층만 깔고 정치하는 자들. 설사 그 밑으로 내려간다 한들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한두 번 쇼하고 이벤트하고 일하는 모습 며칠 보여주면 다시 되돌아설 거라는 사실을 아주 잘 안다. 국민을 개돼지라 믿으니 개돼지 길들이는 데 능숙하고 능란할 밖에.

탄핵? 지금 윤부부 하는 짓이 하도 괴랄하니 결국 온국민이 또 힘빼서 탄핵에 성공한다고 치자. 뭐가 바뀔까? 뭐가 바뀔 수 있을까? 통쾌하긴 하겠지. 시바,

우울하다. 나라가 망해도 국민이 다 죽어도 털끝 하나 다치지 않을 자들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다. 권력 배후의 진짜 권력. 친외세 친일 수구 기득권 세력. 정치, 자본, 사법, 언론을 다 장악한 몸통. 

그 엄청나고 무시무시한 뿌리에 호미끝 1밀리도 대지 못 하는 우리의 실력이 참담하고 슬프다. 70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20대 돌대가리들의 무지와 탐욕을 생각하면 더 고통스럽다. 저들의 음모와 거짓에 끊임없이 이용 당하며 총알받이를 자처하는 무리들.

진짜 깨어나서 사실과 진실을 직시할 수 있는 국민이 반만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 딱 반이라도 되어서 눈 부릅뜨고 아니라고! 아니라고! 외칠 수 있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2번 찍고 스스로 보수라 믿는 돌대가리들 말고, ‘중도’라는 기회주의자들 말고, 진짜로 바른 세상 바라보는 이들이, 후손들의 미래를 생각하는 국민이 반만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근본적으로 뿌리를 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날마다 억울하고 분하다. 시바!


나가서 술만 마시고 들어오면 지갑에 돈이 한 푼도 남지 않는다. 이건 참 신기할 지경이다. 나는 현금이 없으면 불안을 느끼는 촌놈이기 때문에 신용카드 외에 항상 일정액 이상의 현금을 넣고 다니는데 술에 취해서 집에 들어온 후 이튿날 지갑을 열어보면 단돈 1천원짜리 한 장이 남아있지 않다. 나쁜 짓 한 후 신부에게 고해성사한 알 카포네의 영혼 같다. 이거 뭐지?  

돈만 없는 게 아니라 머릿속에 기억도 남은 게 없다. 사실은 이 말을 하려는 것이다. 지난 일주일 동안 파주에서 경기도 광주, 충주, 남해, 사천, 지리산, 전주...까지 헤매는 동안 내가 민폐끼친 모든 분들... 분하고 억울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나, 한 개도 기억 안 난다. 고3 때 본 수학문제 같다. 순~결하다. 

지갑과 기억력이 비례하는 인간이라니! 내가 생각해도 참어로 경이롭고 존경서럽고나. 서울에 와서 이틀을 변사체 자세로 앓았다. 간신히 일어나 앉으려니 여기가 지옥 맞다. 일단 초복 기념 계란라면이라도 한 개 먹고 보자. 밀린 글빚 해결하려면 우선은 살아야 한다. 아아, 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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