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정부가 ‘규제중심의 거리두기 없는 일상회복 지속 기조’를 발표했고 이에 따라 도내 대학들은 2학기 수업 운영 방식을 전면 대면수업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가파르게 오른 물가로 인해 아르바이트를 포기할 수 없는 대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2일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인 ‘알바천국’은 대학생 1천81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2학기 중 아르바이트 계획’을 발표했다. 2학기 아르바이트 구직 계획을 묻는 설문 결과 89.5%가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동일 응답자를 대상으로 지난 1학기 및 올 여름방학 아르바이트 근무 여부 조사 결과 57.6%, 67.3%의 응답률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2학기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이유(복수응답)에 대해서는 ‘용돈이 부족할 것 같아 스스로 벌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71.6%로 가장 많았다. 또한 대학생들은 ‘물가 인상으로 생활비가 부담돼서’(33.5%), ‘여행, 콘서트 등 문화여가 비용 마련을 위해’(27.1%), ‘학기 중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20.4%) 순으로 응답했다.
실제 대학생 10명 중 9명(90.0%)은 최근 1년 사이 물가 인상을 체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가장 크게 체감하는 요인으로는 외식, 배달음식, 식재료 등 ‘식비’(91.1%·복수응답)를 꼽았다.
강원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 씨(22)는 “현재 자취를 하고 있는데 용돈으로는 생활비가 빠듯해 알바를 병행하고 있다”라며 “전면 대면 수업을 하며 외식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오른 물가로 인해 매번 나가 사 먹기엔 부담이 된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지난 추석 연휴에는 귀향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를 선택하는 대학생들도 볼 수 있었다. 지난달 같은 사이트인 ‘알바천국’에서 18일부터 23일까지 성인 1천5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1.1%가 ‘추석 연휴에 알바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추석 연휴에 알바를 하려는 이유에 대해 ‘단기로 용돈을 벌기 위해서(42.0%)’ ‘원래 알바를 하고 있어서(42.8%)’ 등의 응답이 나왔다.
지난 10일에 아르바이트를 한 대학생 이 씨(21)는 “고향이 멀기도 하고 코로나19 상황이 끝나지 않았기에 본가를 찾는 것보다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나을 거라 판단했다”라며 “명절을 가족들이랑 보내지 못한 것은 아쉬우나 생활비를 벌 수 있어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물가 인상이 피부로 느껴지면서 대학생들은 대응책(복수응답)으로 ‘아르바이트 근무를 통한 소득 증대(72.3%)’를 가장 먼저 꼽았다. 이와 함께, 외식·배달 등 식비 줄이기(61.6%), 의류·신발·화장품 등 소비 줄이기(45.6%), 포인트를 현금화하는 앱테크로 소득 증대(18.9%) 등을 꼽았다.
지난 학기부터 아르바이트를 병행한 김 씨(22)는 “용돈을 받고 있지만, 부모님에게 손 벌리기가 미안해 수업 시간과 겹치지 않는 시간을 쪼개서 일하고 있다”라며 한 달에 30시간가량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자취방 인테리어 등 원하는 물품을 사기는 여전히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희경 대학생 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