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금병산 등산로 입구 증1리 마을쉼터 앞에 정겹게 할머니 한 분이 작은 손수레에 들깨 다발을 걷어 담아 나오다 풀썩 바닥에 앉아 어딘가에 전화를 거신다. “뭐하고 있어? 빨리 이짝으로 나오셔” 친구분에게 전화를 거는 것 같았다. 들깨 향이 마을 입구에 퍼져 내 콧가에도 가득한 걸 보니 들깨가 다 익어 수확할 때가 되었나 보다. 마을회관 옆으로 바로 약초카페가 눈에 띈다. 이름처럼 몸에 좋은 차와 약초들을 판매하는 곳이었다. 시간의 흔적이 보이는 인테리어는 친숙함을 주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약초로 달인 차 향기가 그윽했고 삼삼오오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는 손님들이 보였다. 등산복을 입은 팀도 있다. 금병산 등산로 입구라 등산을 하고 내려와 땀을 식히고 차로 담소를 나누는 듯 보였다. 

노모과 함께 들러 몸에 좋은 메뉴를 고르다 보니 산삼쉐이크가 눈에 띈다. 어머니는 그것으로 주문하고 나는 신선할 것 같은 생마쉐이크를 주문해보았다. 주문대에는 수제로 만든 쿠키도 판매하고 있었다.

우유와 함께 삼을 갈아 만든 뽀얀 산삼쉐이크가 맛있다고 하시며 빨대로 몇 번에 나누어 마시니 금세 바닥이 보인다. 생마로 만든 쉐이크는 참으로 시원하고 신선했다. 이 또한 우유와 생마를 함께 갈아 만들었는데 고소한 맛과 더불어 건강이 몸속으로 밀려 들어오는 기분이 들었다. 역시 남기지 않고 순식간에 다 마셔버렸다. 시원한 쉐이크를 마시고 나니 옹기로 만든 작은 다기에 약초를 넣어 끓인 차를 담아 내어주었다. 서비스로 제공되는 차이다. 작은 찻잔에 가득 부어 호호 불며 마셨다. 9가지 이상 약초가 들어갔다고 한다. 감초 맛이 감미롭게 감돌며 쌉싸름하면서도 깊은 약초의 향이 가득했다. 주거니 받거니 차를 마시고 나니 몸이 따뜻해졌다.

약초와 잣 그리고 소장하듯 만들어 진열된 약주들, 많은 건나물들이 한쪽에 진열되어있다. 다른 테이블에서 주문한 오미자차를 빨갛게 만들어 유리잔에 준비하고 있는 주인장에게 말을 건네보았다. 직접 캐기도 하고 가족·친지들이 하는 농장에서 받아오기도 하고 약초꾼들에게 매입도 한다고 한다. 한켠에는 널찍한 소쿠리에 영지버섯을 말리고 있었다.

커피를 사랑하는 인구가 늘다 보니 요즘은 이런 한방카페들을 찾아보기가 힘든데 무척 반가운 곳이다. 어쩌면 커피를 사랑하는 현대인들은 오래전부터 마셔오던 차문화에서 커피로 발전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치도 김유정 문학촌 옆에 자리하고 있다 보니 증리 마을의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울긋불긋 단풍이 시작될 것 같은 가을의 문턱에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귀한 곳이라도 생각하며 나오는데, 마을쉼터 앞에는 들어올 때 전화를 하던 할머니가 이웃 할머니와 함께 종이컵에 커피를 마시며 햇볕을 쪼이고 있다. 오순도순 이야기 삼매경이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차 만날 수 있는 정겨운 공간이다.

신동면 금병의숙길 31

편현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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