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시인)

입만 열면 ‘자유’를 이야기하시는 지도자를 모시고 사는 국민이 되었습니다. 취임사, 광복절 연설, UN 연설에서 최고의 키워드가 ‘자유’입니다. 어떤 날은 술에 취한 연설문을 읽으셨는지 33회나 ‘자유’를 부르짖으셨습니다. 

우리의 지도자께서는 평생 타인의 자유권을 박탈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신 분입니다. 

타인에게 자유를 베푸는 게 검사가 할 일이라는 사실을 우리 국민들이 잘 모릅니다. 검사는 원래 인권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맹글어진 직업입니다. 지금 우리가 경찰과 검찰을 헷갈리는 것은 다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보여주고 가르친 악습 때문입니다. 경찰과 군인을 혼동하는 경우와 비슷합니다. 

검사는, 경찰의 수사와 조서를 의심하고, 피의자와 피해자의 인권을 살피는 보직입니다. 그러자고 세금으로 월급 주는 사람들이 검사예요.

기소권을 독점한 데다가 수사권까지 보유하고 있다 보니까 검사가 하느님처럼 보입니다. 이런 미친 제도 가진 나라가 거의 없습니다. 의사에게 옷 벗길 자유를 주자 성폭력까지... 모든 직업군 중에서 1위라잖아요(그래봤자 좋은 의사들이 거의 전부입니다). 헷갈려서 그런 겁니다. 의사가 옷을 벗기는 것은 치료의 목적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닙니다. 그런데 검사는 헷갈릴 필요도 없이,

인권을 유린할 수(도) 있습니다. 자유를 박탈할 수(도) 있습니다. 검사가 자유를 뺏자고 주장하면 그냥 막 대충 들어주는 사법부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3권 분립 아니지요. 검사들이 판사들 비리를 캐비넷에 다 가지고 있습니다. 정치인도 예외가 아닙니다. 기레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인들은 또 어떨까요?

저는 평생 타인의 자유권을 박탈하는 것으로 밥과 술을 먹고 출세까지 한 분께서 ‘자유’를 부르짖는 이유가 짐작됩니다. 전세계 여론이 다 망신이라고 바라보는 그 ‘자유’의 근원에 무슨 철학적 정치적 인권적 사유가 있다고 보여지지 않습니다. 존 스튜어트 밀 정도의 교과서 ‘자유론’도 읽어본 것 같지 않습니다. 

‘자유’ 하면 깨갱하는 극우 돌대가리들 개돼지 삼아 정권 유지하겠다는 전술입니다. “가난한 사람과 못 배운 사람은 자유가 뭔지 모른다”고 주장하신 분이 우리의 지도자이십니다. 

그 분이 믿는 “자유가 뭔지 모르는” 분들에게 자꾸 사탕을 주시는 겁니다. 자유? 그게 말로 해결되는 건가요?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들” 주머니만 매순간 터시면서?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들”의 난동과 행패가 일상화된 댓글의 자유인가요? 그들의 결사옹위로 유지되는 정권인가요? 30% 콘크리트 지지율만 있으면 살아남나요?

토마스 아퀴나스, 스피노자, 루소, 헤겔, 마르크스 등등이 고민한 그 ‘자유’를 살아보거나 궁구한 적 있는 분이 우리의 지도자이신가요? 그 ‘자유’를 신봉하는 지지자가 맞는가요? 아 참, 우리들 형님 뽈 엘뤼아르는 어떻구요!

앞의 구구한 말들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오늘의 제 결론은 딱 이 한 마디입니다. 우리 국어사전에, “외부의 구속을 당하지 않고 자신의 판단과 의지에 따라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는 상태”가 ‘자유’라는군요. 

지금 자유로우신가요? 법사와 도사와 스승 들께 빙의된(것 같은), 권력놀음과 가스라이팅이 체질화된(것 같은), 그 어떤 여인에게서 자유로우신가요? 

묻고 싶습니다. 우리의 지도자는 지금 자유로우십니까? 국민의 자유를 자꾸 캐묻기 전에, 저는 우리 지도자님의 자유가 자못 궁금하고 걱정됩니다. 

지도자님! 지금 자유로우십니까? 지금 과연 자유로우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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