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춘천지역 6개 중간지원조직들의 협력사업으로 청소년을 위한 환대프로젝트 ‘맡겨놓은 카페’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2022년 ‘춘천행복교육지구 청소년특화사업’으로 춘천시와 춘천교육지원청이 협력하고, 춘천 내 6개 중간지원조직 공동사업 TF ‘사이사이’(춘천문화재단, 춘천사회혁신센터, 춘천시마을자치지원센터, 춘천시협동조합지원센터, 춘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춘천지역먹거리통합지원센터)가 춘천시에 있는 카페의 자발적 참여를 받아 춘천시민들이 청소년들을 위해 음료값을 미리 지불해 놓고 청소년들이 무료로 이용하는, 재미있으면서도 따뜻한 사업이다. 

10월 현재, 28개의 카페가 참여하고 있으며 춘천시민들이 맡겨놓은 음료가 1,400잔을 넘었다. 초기 청소년들의 이용이 저조했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청소년들이 무료로 이용한 음료도 811잔이나 된다. 7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약 3개월 만에 이만큼 활성화가 된 것은 춘천시민들의 선한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일일이 다 확인할 수는 없지만, 음료를 맡겨놓고 이용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재미나고 훈훈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있을 것이다. 어른들이 음료를 맡겨놓을 때나 청소년들이 이용할 때 사용하는 엽서에 담긴 소소한 한 줄의 이야기들은 꽤나 감동적이다.

“오늘 정말 피곤하고 힘들었는데 큰 응원을 받게 됐습니다. 힘내서 저도 좋은 어른이 되겠습니다. 레모네이드 감사합니다!”

“덕분에 아이스크림 잘 먹고 가요! 너무 더웠는데 진짜 시원해졌습니다! 친구들이랑 잘 놀다 가요!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덕분에 힘을 얻고 가요. 이 힘으로 학업 생활도 화이팅하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000 선생님 힘내라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힘내’라는 말이 정말 듣고 싶은 수험생인데 정말 감사해요. 저도 꼭 돈 많이 벌어 기부하는 사람이 될게요.”

어린 시절 동네 아저씨, 아주머니의 생신날이면 한쪽에 어린 우리들의 밥상이 따로 차려져 있었고, 그날 아침은 동네 아이들이 한 식구처럼 아침밥을 함께 먹고 등교했던 추억이 있다. 가난하고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그래도 우리들의 자리를 마련해주신 동네 아이들을 향한 동네 어른들의 마음이 따스했구나 하고 느끼게 된 건 세월이 한참 흐른 나이 50줄에 들어서서야 알게 되었다. 모든 것이 풍족한 시대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아이들, 청소년들은 갈 곳이 부족하다. 학교와 학원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맡겨놓은 카페의 성공적 활성화를 위해서는 몇 사람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한 사업이다. 춘천시민, 춘천 어른들의 참여와 관심, 적극적 호응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나는 믿는다. 춘천이라는 도시를 그리고 춘천사람들의 선한 마음을. 그리고 꿈을 꾼다. 참여카페가 점점 늘어 곳곳에 ‘맡겨놓은 카페’ 간판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고 청소년들을 위한 음료 기부문화가 춘천시민들 일상의 문화로 자리 잡아 청소년들이 음료 한잔으로 행복할 수 있는 도시 춘천! 나아가 전국 모든 도시에 퍼질 수 있기를.

아이들이 행복하고 청소년이 행복하면 지역과 나이를 떠나 모든 어른들의 입가에 미소가 절로 번진다. 아끼고 보살피고 건강하게 성장해야 하는 꿈나무이고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일 것이다. ‘맡겨놓은 카페’가 청소년들이 처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무더운 날 시원한 음료 한잔, 추운 겨울 따뜻한 차 한잔으로 춘천시민, 춘천 어른들의 따스함이 전해져 힘겨운 청소년들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내고 춘천의 마을시민으로 성장하길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본다.

* 맡겨놓은 카페 홈페이지 https://ccycafesospeso.modoo.at/

윤요왕((재) 춘천시마을자치지원센터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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