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두바세 사협, 포럼 ‘자전거 도시, 춘천’
열악한 도로환경 지적… ‘시클로비아’ 등 다양한 제안

지난 3일 춘천사회혁신센터 안녕하우스에서 포럼 ‘자전거 도시, 춘천’이 열렸다.

포럼은 두바퀴로가는세상 사회적협동조합(이하 두바세 사협)이 지난 7~11월에 진행한 ‘2022 춘천 자전거 출퇴근 챌린지’를 마무리하면서, 춘천을 인간과 환경 중심으로 바라보고, 자전거 이용의 관점에서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살폈다. 해외 선진사례를 소개하고 자동차·자전거·보행 등 도로교통체계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 논의했다.

보고타 시는 시클로비아로 자전거 천국이 된다.   출처=보고타 시클로비아 홈페이지

박용남 지속가능도시연구센터 소장은 춘천시가 자전거 수도가 되려면 △자전거로 15분 이내에 도시의 모든 시설 이용 △체계적인 자전거 도로망 구축과 자전거 주차시설 확충 △자전거 친화적 시민 의식 개선 위한 자전거 교육 정례화와 체험프로그램 확대 △공유형 공공자전거 시스템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Bogota D.C)의 시클로비아(Ciclovia)를 소개했다.

1974년에 시작된 시클로비아는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에 127.69km의 도로를 통제, 자전거·스케이터·보행자 등이 편하게 다닐 수 있게 하는 사업이다. ‘오픈 스트리트’ 또는 ‘차 없는 일요일’이라고 부르며 매번 100만 명 이상 참여한다. 보고타 시는 시클로비아를 통해 주말마다 16% 이상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와 건강 증진(의료 기관 방문 감소), 소음 저감, 공기질 개선 등의 효과를 얻고 있다. 박 소장은 춘천에 적합한 시클로비아 사업 모델을 개발하여 최소 10km 이상의 시클로비아 도로 및 지구를 선정, 매주 또는 매월 ‘차 없는 일요일’을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시민들의 도로 공간에 대한 공유의식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성훈 건축공간연구원 보행환경연구센터 센터장은 도시 가로공간 재편 국내외 사례와 ‘춘천시 도로 개선을 위한 이용자 만족도 조사’(2020년) 등을 소개하며 자전거 활성화를 위해 ‘자전거도로의 불연속성’ 개선, 보행자 통행로 확장 및 가로 활성화 등을 법과 제도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나선 신성열 시의원은 “보행자와 자전거 친화적인 유럽 도시에 비교해 춘천의 지형은 여러 애로 사항이 있다. 옛 근화동 사무소부터 소양 2교로 이어지는 2.3㎞ 구간처럼 새로 손보는 곳부터 자전거 타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호수 변 자전거도로와 도심 자전거도로를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성원 춘천시 도로과 보행자전거팀장은 △생활 밀착형 자전거 활성화를 위해서 자전거 출퇴근 챌린지 정례화 △전기 자전거 보조금 사업 지속(올해 77명 구입비 50% 최대 1인당 30만 원 총 2천300만 원 지급) △자전거 시민학교 운영 △춘천시민 자전거 보험 및 시설 소유자 영업배상 보험 운영 △매년 약 10억 원 예산으로 도로 시설물 관리·정비 △자전거 재생센터 확대 운영(내년 신동면 정족리로 이전) 등 춘천시의 자전거 활성화 계획을 소개했다.

문제는 자전거 타기 힘든 도로환경

시민들은 춘천시의 다양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생활 자전거 활성화가 더딘 이유로 열악한 도로환경을 꼽았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토론 참여자 김덕성(강원대 병원 근무) 씨는 “아파트 단지 곳곳에 많은 자전거가 세워져만 있다. 왜 출퇴근과 등하교에 이용하지 않을까? 우선 춘천에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단 한 곳 시청 옆에 아주 짧게 있다. 활성화 프로그램을 아무리 많아도 도심에서 자전거를 타기 어렵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권리를 존중하지도 않는다. 외곽의 레저용 자전거도로는 잘되어 있지만, 시내 도로환경은 정말 나쁘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시민은 “생활 자전거가 환경과 건강 등 많은 장점이 있는 거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아이들에게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보내기 두렵다. 또 가뜩이나 좁은 길을 보행자도로와 자전거도로로 분리해서 모두 불편하다. 자전거도로가 단절됐고 장애물도 많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두바세 사협과 춘천시가 지난 7~11월에 진행한 ‘2022 춘천 자전거 출퇴근 챌린지’에는 시민 1천790명이 참여, 총 주행거리 27만 4천614km를 달려 5만8천465kg의 온실가스를 감축했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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