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연출가 손기주, 이광선, 손미애

12월입니다. 일 년 중 마지막 달. 사람들 만나며 고마움과 아쉬움을 전하며 마음을 돌아보는 분주한 12월입니다.

마무리 달. 2023년을 준비하는 (사진 왼쪽부터)손기주, 이광선, 손미애 세 명의 작가·연출가를 소개합니다. 

먼저 강원도립극단의 신진예술가 발굴 공모전에서 선정된 손기주 연출입니다. 춘천에서 뿌리를 두고 활동해온 젊은 연출가는 그동안 잠 못 들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나 봅니다. 공연 제목이 아주 기네요. <잠의 사탄이 앞에 나타나 달아나야 해 갖다 놔 더 강한 카페인> 줄여서 <카페인>이라 합니다. 작가가 제대로 된 글을 쓰기 위해 배우·연출·스태프 일을 체험해야 한다는 누군가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멋진 작가이자 연출가입니다. 

극도의 불면증에 시달리는 주인공 채연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불면증 치료사 ‘창기’를 찾고 그녀를 관찰하기 시작합니다. 그녀가 잠들지 못하는 깊은 이야기를 마주하게 되는데 지금 현대인들의 불면 원인은 고마움과 아쉬움을 전하지 못한 마음 한 부분의 트라우마를 말하는 듯했네요. 춘천 봄내극장 공연 후 14일 양양, 16일 철원 순회공연을 합니다. 도립극단의 강원도를 뿌리로 하는 역량 있는 신진연출가 발굴이라는 프로젝트가 참 마음에 듭니다.

또 하나의 프로젝트는 문화프로덕션 도모의 <젊은 연출가전 프로젝트>입니다. 춘천이 왜 멋진 예술 도시인지 알 수 있는 이 프로젝트는 춘천의 원소연 배우와 이공주 연출이 기획하고 지역을 넘어 신진예술가의 장을 연다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원주 이광선, 속초 손미애 연출의 작품이 실레마을 ‘아트팩토리 봄’ 극장에서 펼쳐집니다.

이광선 작/연출 <춘희>는 12월 20일(화) 19시 30에 낭독공연으로 관객과 만납니다. 

아이들은 장성해서 집을 나가고 남편도 집을 나간 예순 살의 춘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한 가운데 심리상담 센터를 찾아가고 오래된 사진을 꺼내 보게 되는데, 지난 시절의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듭니다. 춘천의 김규리 배우가 참여하여 뜻을 더합니다.

손미애 작/연출 <보름>은 12월 22일(목) 19시 30분에 연희와 연극을 함께 만날 수 있습니다. 

먼 옛날 고향에서 사자춤을 췄던 한 노인에게 세 명의 청년이 찾아가고 사자춤을 배우고 완성한 청년들은 노인을 태우고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줄거리는 우리가 이어가고 있는 모든 이유를 담아 보는 공연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속초사자놀음 전수자분들의 연희를 직접 볼 수 있는 귀한 공연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한 보름쯤 남은 듯하네요. 2022년 12월. 사람 사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펼쳐지는 공연장에서 좋은 사람들과 한 해를 마무리하시면 어떨까요?

공연과 함께하는 행복한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변유정(프리랜서 연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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