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절기답게 찬바람이 파고든다. 연이어 한파주의보가 발표되었다. 모처럼 눈도 많이 내린 뒤라 대지가 하얗게 덮여 있다. 이럴 땐 인제 원통 지나는 길에 황태덕장이 흰 눈과 함께 장관을 만들던 장면이 보고 싶어진다. 따끈한 황탯국과 매콤하고 고소한 황태구이가 생각나는 계절이 돌아왔다. 그런 생각에 문득 법원 앞 골목의 황태집이 생각나 소개하고자 한다. 오늘의 주인공 ‘효자황태구이’다.

효자황태구이는 법원 맞은편 오른쪽 세 번째 골목 안에 있다. 법원 근처 제법 맛집이 많이 있는 소문난 동네에 있다. 가정집을 개조하여 1층과 2층에서 식당을 운영 하고 있다. 제시간에 가면 기다리기 일쑤이고 혹 자리가 나더라도 2층의 좌식 자리만 남아있다. 1층은 입식으로 되어 있지만, 자리가 몇 개 없다. 일찍 가던 조금 늦게 가던 피크타임은 피해서 가기를 추천한다. 주차는 2대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나 골목에 주차 공간을 찾으면 쉽게 주차할 수 있다.

오늘은 아내와 함께 조금 늦은 시간에 이곳을 찾았다. 다행히 주차도 쉽게 하고 1층에 자리가 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자리에 앉자, 오래 기다리지 않아 테이블에 음식이 차려진다. 반찬들이 깔끔하게 차려졌다. 무려 11첩 반상이다. 누구나 좋아하는 계란말이, 숙주무침, 식당에서는 보기 힘든 다시마부각, 감자볶음, 깻잎장아찌, 참나물무침, 정갈하게 담긴 김치, 짜지 않고 맛있는 조개젓, 바다 내음 가득한 미역줄기, 멸치볶음, 장떡까지 등장했다. 또 황태국에 간을 할 수 있게 나오는 새우젓과 미역을 찍어 먹을 수 있는 초장이 나온다. 

드디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황탯국이 구수한 냄새를 안고 뜨거운 뚝배기에 나온다. 먼저 국물 한 숟가락 떠서 속을 달래면 밖에서 덜덜 떨던 몸이 이내 따뜻이 뎁혀진다. 고소한 들기름과 진하고 구수한 황태 국물의 맛이 두말할 나위 없이 입속에서 조화롭다. 뜨거운 황탯국을 후후 불며 입천장이 데지 않게 조심하는 것도 잊지 말자. 이어서 빨간 고추장양념을 품고 구수한 냄새를 머금은 구이가 무쇠 철판에 지글거리며 나온다. 고소하고 바삭한 맛 게다가 촉촉하기까지 하다. 살짝 매콤한 맛이 입맛을 더욱 당기는 매력이 있다. 맛집의 특성상 그렇지만 밥만 먹어도 맛있고 반찬도 싹싹 깨끗이 비우게 된다. 황태구이를 좋아하는 집 떠나가 있는 큰아들이 생각난다.

효자황태구이는 매주 일요일 휴무다.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한다.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휴게시간이다. 이번 주에는 연말을 맞아 아내와 따끈하고 고소한 황태정식 함께하는 포근한 시간을 추천한다.

남춘로 51번길 15-1 T. 253-9988

 이철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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