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전문스태프협동조합 올(all)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화려한 무대, 그 무대 뒤 보이지 않는 곳에는 공연예술 스태프들의 땀방울이 있다. 무대의 지휘자 무대감독, 빛의 마술사 조명디자인, 소리로 그림을 그리는 음향디자인. 하나의 공연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없어선 안 되는 사람들이다. 공연예술 전문분야 스태프들로 이뤄진 ‘공연예술전문스태프협동조합 올(협동조합 올)’을 만났다.

명동 입구에서 버스에서 내린 다음 ‘독일제과’ 맞은편 ‘야마하’ 악기점 3층에 있는 ‘협동조합 올’ 사무실을 찾았다. 장비는 따로 창고를 임대해 보관하는 까닭에 넓은 사무실은 생각보다 단출했다. 공간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강상민 대표는 대가 없이 다른 단체와 공간을 나눠 쓰고 있었다.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무대를 책임져온 공연예술 스태프들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시선은 여전히 낯설다. 2020년 4월, 개별적으로 활동하던 그들이 하나의 깃발 아래 모였다. 안정적인 소득과 고용환경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한 거였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이 어려워 떠나는 후배들을 보면서 안타깝기도 했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혼자 일하는 게 점점 쉽지 않은 현실이라 협동조합을 만들기로 하고 그해 말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출발했다.

조명·음향·무대디자인 장비 설치가 전문인 ‘협동조합 올’은 공연예술 콘텐츠를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멘토링을 병행하고 있다. 또한, 공연제작을 지원하기 위한 인력을 파견하거나 무대용 소모품과 소품, 의상디자인 등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협동조합 올’은 20년 이상 경력의 최고 전문가들이 연간 60개 이상의 공연예술단체와 함께 200회 이상의 공연을 만들고 있는 춘천 유일의 공연 스태프 조직이다. 춘천의 마임축제와 평창의 대관령음악제를 비롯해 강원연극제와 강원무용제의 기술을 총괄했고, 강원도립극단의 <월화-신극, 달빛에 물들다>와 <소매각시> 등의 무대감독 및 조명디자인, 강원도립무용단과 강원도립국악관현악단 무대감독 및 조명디자인, 극단 파람불과 극단 노뜰 등의 무대감독 및 조명디자인과 기술 총괄 등 그간의 활약은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다.

2002년도 춘천마임축제 자원봉사를 계기로 20여 년 동안 무대감독으로서 여러 어려움을 겪은 강 대표와 9명의 동료가 속해 있는 ‘협동조합 올’은 2023년 3월 드디어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동료이자 조합원인 구성원들은 무대감독, 조명디자인, 기술 총괄 등 각자 전문분야가 다르다.

강 대표의 꿈은 건물을 마련해 동료들이 더 여유 있고 더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한, 현재 200여 명의 문화일꾼을 배출한 ‘아카데미 막’이 계속 운영돼 현장에 필요한 공연예술 스태프들이 끊임없이 양성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이정열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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