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중도 레고랜드 강가 주변에서 쓰레기 줍기를 하였어요. 춘천은 정말 깨끗하고 도로 청소도 관리도 잘 되는 곳이에요. 제가 그동안 보아온 춘천은 그랬어요. 그런데 오늘은 시각이 바뀌었어요. 제가 다니던 곳만 봐서 그랬다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정작 깨끗해야 할 강가 주변은 쓰레기들 집합소였어요. 보통 청소를 하고 나면 개운하고 홀가분했는데 오늘은 참 슬프네요. 엄청 오래된 쓰레기들 천지에 스티로폼이 산산조각이 나서 흙보다 스티로폼이 많았어요. 그곳에는 지렁이가 살고 있고 노란 꽃창포가 피어있고 다양한 나무들도 자라고 있는데, 그런 곳에 오래된 쓰레기가 엄청나게 있을 거라 상상조차 못 했습니다. 바위 위에서 자란 소나무는 꿋꿋하고 멋져 보이는데….

강가 주변 쓰레기와 함께 자란 생물들은 너무나도 불쌍해 보였어요. 더 슬픈 건 그 오래된 쓰레기에서 나온 미세플라스틱이 강물로 유입되어 우리가 우리도 모르게 먹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죠. 강가 주변에 쓰레기가 모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나뭇가지들이 많아서 한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구조입니다.

남편은 오늘의 현장을 한마디로 “재난이야”라고 하더군요. 지진·산불뿐만이 아니라 쓰레기도 재난이라고~. 미리 관리하면 예방할 수 있지만 방치하면 위험해질 수밖에 없다고요. 줍는 속도가 버리는 속도를 이긴다 해도, 보이는 쓰레기는 모두 줍는다고 해도 미세플라스틱·미세 쓰레기는 주울 수가 없어요. 아름다운 강가였던 그곳은 쓰레기 현장으로 남아 참혹하게만 느껴집니다.

국민의 의무는 교육의 의무·근로의 의무·납세의 의무·국방의 의무만 있는 게 아닙니다. 환경 보존의 의무도 있습니다. 오래된 쓰레기도 쌓인 기간만큼의 노력이 필요할 겁니다. 행동하는 사람들만이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작은 행동으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환경 보전에 힘써주시길 바라봅니다. ‘쓰담춘천’ 참여해주신 분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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