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하중도 생태공원에서 첫발

 

소양3교 인근 수변을 온통 뒤덮은 가시박.
소양3교 인근 수변을 온통 뒤덮은 가시박.
가시박이 위장망처럼 수변을 뒤덮은 중도의 늦가을 풍경.
가시박이 위장망처럼 수변을 뒤덮은 중도의 늦가을 풍경.

춘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 ‘줍깅’인 ‘쓰담춘천’ 캠페인에 이어 하천변을 산책하면서 생태를 교란하는 유해식물의 어린싹을 제거하는 ‘뽑깅’을 시작했다. ‘쓰담춘천’과 달리 특정한 날에 모이지 않아도 천변을 산책하며 혼자서도 할 수 있다.

생태교란 외래식물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가시박과 단풍잎돼지풀을 들 수 있다. 가시박은 호박처럼 줄기 마디에서 나온 덩굴손으로 다른 물체를 감고 자라난다. 가시박 열매는 수십 수백 개의 털 같은 가시들로 덮여 있다. 가시박은 넓은 잎으로 그늘을 만들어 주변 식물들을 말라 죽게 해 생태계를 심각하게 교란한다. 가시박은 번식력도 왕성해 조금만 방심해도 빠르게 주변을 잠식한다. 1980년대에 국내에 들어온 가시박은 1990년대부터 한강권역으로 빠르게 확산해 2009년 환경부가 생태계 교란 식물로 지정했다. 가시박처럼 북미가 원산지인 단풍잎돼지풀은 잎이 단풍잎처럼 3~5개로 갈라져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의암호 수변과 소하천, 그리고 소양강과 북한강 일대에도 가시박 등 생태교란 외래식물들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가시박이 단연 압도적이다. 가시박은 수변의 숲이란 숲은 다 삼켜버릴 기세다. 낙엽이 진 뒤의 모습을 보면 마치 거대한 군용 위장망처럼 보일 정도로 흉물스럽다. 이처럼 외래식물은 자라는 속도가 빨라 토종(토착)식물의 성장을 저해하고 심한 경우 커다란 나무까지 말려 죽일 뿐만 아니라 농업에도 영향을 준다.

생태교란 유해식물은 제거가 쉽지 않다. 한두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줄기가 굵고 억세지기 전에 어린싹을 뽑는 게 제일 좋다. 6월이 가기 전에 최대한 제거해야 한다. 다 자란 가시박 줄기는 가을에 씨를 맺기 전까지 반복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이렇게 몇 년에 걸쳐 끈질기게 매달려야 어느 정도 눈에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더욱이 그 범위가 무척 광범위하다 보니 어마어마한 인력이 필요하다.

이미 행정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더구나 행정에서는 싹을 제거하기보다 무성했을 때 베는 쪽으로 일하다 보니 원천적으로 해결하기가 어렵다. 시민들의 동참이 필요한 이유다. 행정의 힘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해결한다면 그것처럼 멋진 일이 또 있을까.

이번 주 일요일, 가능한 단체와 동아리 등이 하중도 생태공원에 모여 생태교란 유해식물을 제거하는 시민운동의 첫발을 내딛기로 했다. 이후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삼삼오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가시박 등 생태교란 유해식물의 어린싹을 뽑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벌이기로 했다. 평소 혼자 소하천 수변을 산책하면서 ‘뽑깅’을 할 수도 있다. 시민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가시박 등 생태 교란 유해식물의 어린싹을 구분하는 법을 확실하게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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