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그린 [우주 오페라 극장]
인공지능이 그린 [우주 오페라 극장]

 

“와우, 컴퓨터처럼 정확하군.”

어쩌면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한 치의 오차도 없을 만큼 정확하다는 표현이지요. 그러니까 컴퓨터는 ‘사람과 달리’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지요.

예를 들어볼까요? 만약 여러분이 컴퓨터에 한 권의 책을 몽땅 입력해 두었다고 하지요. 그리고 1년이 지나 컴퓨터를 켜서 책의 내용을 찾으면 어떨까요? 아마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완벽하게 책의 내용을 보여줄 테지요. 하지만 사람은 어떤가요?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고 해도 책의 내용을 그대로 기억할 수는 없어요. 대강의 내용을 기억할 수는 있겠지만 단어도 문장도 조금씩 달라질 거예요. 왜 그럴까요?

그건 컴퓨터가 기억하는 방식과 사람이 기억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컴퓨터는 입력한 정보를 그대로 보관하지만, 사람은 제멋대로 변형시켜서 머릿속에 입력하거든요. 별로 필요가 없는 정보는 버리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보만 기억하지요. 게다가 중요한 정보마저도 이미 머릿속에 있는 정보와 비슷하게 바꾸지요. 그러는 과정에서 원래의 정보가 심각하게 달라지기도 해요. 친구들과 똑같은 경험을 했는데 서로 다르게 기억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러면 사람들은 왜 이렇게 정확하지 않은 방식으로 정보를 기억하는 걸까요? 이유는 간단해요. 쓸모없는 정보는 버리고 비슷한 정보는 묶어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기억하기 위해서예요. 세상에 1만 종류의 과일이 있다면 컴퓨터는 1만 종류의 과일을 하나하나 입력해야 하지만, 사람은 그럴 필요가 없어요. 만약 사과와 복숭아 중간 정도의 처음 보는 과일을 발견하게 되더라도 사람은 금세 과일이라고 판단할 수 있지요.

사람을 닮은 인공지능

인공지능(AI)이라고 부르는 기술은 바로 컴퓨터도 사람과 비슷한 식으로 기억하게 하는 기술이에요. 쉽게 설명하자면 컴퓨터에 정보를 저장할 때 그냥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사람처럼 ‘단순화시킨 모델’로 정보를 변형한 뒤에 저장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정보를 저장하면 같은 용량이라도 보다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어요. 게다가 이런 식으로 정보를 저장하면 저장한 적 없는 정보도 ‘창조적으로’ 얻을 수 있답니다.. 조금 어렵다고요? 그럼 이 그림을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이 그림은 지난해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우주 오페라 극장’이라는 제목의 그림이에요. 그런데 이 그림은 놀랍게도 사람이 그린 게 아니라 미드저니(Midjourney)라는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이지요. 작품을 출품한 제이스 알렌이라는 사람이 한 일이라고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우주 오페라 극장>이라는 단어를 써넣은 것뿐이랍니다.

이 그림은 원래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았어요. 당연히 컴퓨터 속에도 이런 그림은 저장돼 있지 않았지요. 그런데 컴퓨터는 어떻게 없는 그림을 내어놓을 수 있었을까요? 그건 바로 ‘우주’라는 수많은 이미지와 ‘오페라 극장’이라는 수많은 이미지가 저장돼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인공지능은 두 이미지를 결합해 그림을 ‘창조’할 수 있었던 거예요. 마치 사람처럼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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