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경제는 생산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으로 인해 실패한 경제체제가 되고 말았다.                  사진 출처=픽사베이
계획경제는 생산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으로 인해 실패한 경제체제가 되고 말았다. 사진 출처=픽사베이

 

어떤 음식점에 들어가서 A라는 음식을 주문했다고 상상해보자. 돈을 내고 음식을 얻는 단순한 교환 같아 보이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간단하지만은 않다. 밀가루는 미국에서, 기름은 캐나다에서, 고기는 칠레에서, 채소는 경상남도에서, 향신료는 중국에서 생산돼 복잡한 과정을 거쳐 이곳 식당에 모였다. 또 밀가루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밀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비료, 퇴비, 농기구와 밀을 가루로 빻는데 사용되는 기계, 전력 등도 필요하다.

이처럼 단순해 보이는 하나의 상품도 완성품이 만들어지기까지는 복잡한 경로가 얽혀있다. 그런데 만약 국가가 주도해서 이런 복잡한 경로를 정리하고 통제한다면 효율적으로 상품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전체의 모습을 보지 못하는 개인을 대신해 국가가 필요한 것을 정확하게 계산해서 사람들에게 지시한다면 실패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아이디어에서 나온 경제체제가 바로 사회주의 계획경제 체제이다.

사회주의의 계획경제는 ‘능력만큼 일하고, 필요한 것만큼 분배받는 것’을 목표로, 국가가 국민의 필요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생산해 배분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구소련의 해체와 함께 80년간의 사회주의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사회주의가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즉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능력이 있거나 최선을 다해 일하는 사람에게 남보다 더 큰 이득이 주어져야 하는데, 사회주의 체제는 이러한 개인의 욕망을 무시했던 것이다. 노력의 차이에 상관없이 다른 사람과 똑같이 필요한 만큼 가질 수 있다면 능력껏 일하고자 하는 동기가 사라지게 된다.

반면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에서는 생산수단인 노동이나 자본을 개인이 소유한다. 따라서 개인들은 각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게 된다. 직업의 종류와 노동시간을 자신이 선택하고, 원하는 상품 또한 스스로 선택해 소비한다. 즉 어떤 상품을 얼마나 생산하고, 어떻게 생산하며, 또 생산된 것을 누가 소비할 것인지를 대두분 국가가 아닌 개인과 기업이 스스로 결정하여 실행한다.

시장경제체제는 능력이 있거나, 열심히 일하거나, 창의적인 사람에게 더 많은 경제적 혜택과 보수가 돌아가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 때문에 시장경제체제 국가의 사람들은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일하고 실패를 무릅쓰고 모험적인 사업에 도전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과 기업의 부가 축적될 수 있고 국가경제도 발전하게 된다.

하지만 동시에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자율에 의한 경제체제는 사람들 사이에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고, 승자 독식 구조를 통한 빈부의 격차를 심화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다수의 민주주의 국가는 시장경제체제를 기본으로 하되 세금이나 제도 등을 통해 국가가 적절히 개입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과거 한때는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자본주의와 계획경제를 지향하는 사회주의가 체제의 우월성을 두고 경쟁한 적이 있었다. 어떤 측면에서는 계획경제가 더 앞서 나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시장경제체제가 훨씬 우수하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증명됐다. 즉 사람들은 필요한 만큼 일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만큼 일한다는 것이 밝혀진 셈이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 시장경제의 원리를 도입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깨달음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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