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는 올해를 ‘교육도시 원년’으로 선포했다. 지난 373호와 374호에 이어서 마지막 순서로 교육도시 춘천에 바라는 목소리를 담았다. - 정리: 박종일 기자

 

 교육도시의 핵심은 대학도시…지역문제 해결·시민 교육까지

김대건 강원대 사회과학대학장·행정학 교수
김대건 강원대 사회과학대학장·행정학 교수

 

교육도시는 사실상 대학도시이다. 민선8기가 말하는 교육도시 춘천은 결국 대학도시 춘천이어야 한다. 춘천의 각 대학은 이제 지역 안의 대학이 아니라 지역의 대학이 되어야 한다. 지역에 기반한 수업이 이루어지고 지역민들의 교육을 담당하여 지역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대학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포괄적인 개념으로서 ‘교육도시’보다는 정확하게 ‘대학도시’를 표방해야지 초중고가 살 수 있고 지역 발전을 위한 프로그램 공급이 제대로 되어 춘천도 살 수 있다.

춘천시가 발전하려면 춘천 소재 여러 대학의 교수들이 지닌 전문성이 지역에 실제로 투입돼야 한다. 강원대 춘천 캠퍼스만 하더라도 800여 명의 교수가 있다. 그들은 환경·도시계획·경제·인문사회·자연계·공대·관광·농업·산림·동물 등 사회의 모든 분야의 전문가 집단들이다. 자문 그룹 또는 공무원 지도교수제 등을 도입하여 그들을 춘천시 각 부서와 1대1로 매칭시켜야 한다. 그래서 정책을 마련하고 시행하면서 일시적이고 형식적인 도움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협업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시책과 연결하는 것이 진짜 대학도시의 첫 단계이다.

지역이 발전하려면 대학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고교생들 거의 모두가 입시에 전념하는 한국 교육 체제에서 어떤 전문성과 전문 지식이 나오겠는가? 교육특구 지정으로 국제학교·자율학교·특성화학교 등을 설립하는 것보다 이미 있는 각 고교 2~3학년들이 지역 대학의 다양한 학과 수업을 자유롭게 듣게 하고 대학도 각 고교에 가서 수업도 하고, 그래서 고교생들이 미리 대학의 수업을 들으면 학점을 인정해주고 만약 그 학생들이 지역의 대학에 입학한다면 앞서 취득한 학점을 인정해주며 학부를 일찍 마친 후 석사 과정을 연결해 주면서 인재를 키워내 춘천을 떠나지 않고 취·창업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대학에서는 지역 밀착형 ‘지역 기반 수업’을 강화해서 대학생들이 지역 문제에 관한 관심과 해결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지역 인재는 입시만을 통해 길러지지 않는다. 그래서 평생교육의 질적 전환도 중요하다. 현재 춘천의 평생교육은 중장년들의 취미학습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걸 뛰어넘어야 한다. 20대 대학생과 석박사 학생만으로는 지역의 혁신은 이뤄지지 않는다. 자신의 전공과 다른 학습이 필요하게 된 시민이 많다. 가령 지역 관광에 관한 공부가 필요하게 된 경영인, 반려동물 공부가 필요하게 된 복지사 등 재교육을 바라는 시민이 많다. 그들이 언제든지 지역 대학의 학부에 자유롭게 편입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짧은 기간 동안 직업·실무 역량을 강화하며 최소 단위 학점 이수를 통해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마이크로 디그리’(micro degree) 과정을 시가 대학과 협력해서 주도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시는 그 학비를 지원하는 거다. 대학을 졸업했다 하더라도 언제든지 재교육을 받을 수 있는 춘천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지역 대학에서 인재가 커갈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어주고 또 시민들도 언제든지 대학에 가서 공부할 수 있게 지원해 주는 것이 춘천시의 역할이다. 지자체와 대학의 협력은 그런 게 핵심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지역과 대학이 함께 살 수 있다.국제학교·강원과학기술원·연구특구 등 엘리트 중심의 인재 육성과 연구 개발도 좋지만, 그곳의 엘리트들이 과연 얼마나 지역에 머물게 될지 염려스럽다. 지역과 유리된 엘리트 중심의 ‘별동대’보다는 기존에 있는 고교와 대학을 활용해 엘리트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춘천시와 강원도에 이미 있는 대학과 이미 있는 학과들이 융합하고 지역과 밀착하여 보편적인 인재 육성과 시민의 교육 수준 향상에 힘써야 한다.

 

“맞춤형 특기 적성 교육… 청소년까지 돌봄 확대”

 

백소련 춘천여고 학부모 회장
백소련 춘천여고 학부모 회장

 

지역에 맞는 인재 양성을 위한 맞춤형 특기 적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입시 등 학업에 전념하는 아이도 있지만 다른 일을 원하는 아이들도 있다. 춘천에는 다양한 인재가 필요하다. 시가 각 교육 주체와 협력하여 춘천시만의 맞춤형 특기 적성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또 돌봄의 영역을 영유아에서 청소년까지 확대해야 한다. 돌봄을 받던 아이들이 중고교생이 되면서 돌봄에서 단절되고 청소년들이 갈 곳이 없다. 이 때문에 학교 밖 청소년까지 아우르는 ‘복합시설’이 꼭 필요하다.

 

 

 

 

“현장 전문가 매칭…실패에 관대한 적극적 지원”

최종민 강원대 메카트로닉스 공학 전공 3학년 휴학·28
최종민 강원대 메카트로닉스 공학 전공 3학년 휴학·28

아이템을 사업화하기 위해서 약 1년 반 정도 준비했다. 그 과정에서 ‘강원대 창업중심대학 사업단’과 ‘SW중심대학사업단’에서 잘 지원 해줘서 정밀 가공 공장의 무선화를 지원하는 스타트업 ‘비더원’을 창업했다. 현재 기업 여섯 곳과 계약을 맺었다. 창업 과정에서 춘천시에서 지원받은 건 없었다. 앞으로 춘천시가 창업 대학생에게 지원할 때 금전적인 것도 좋지만 바이오 기업과 ‘더존비즈온’ 등 지역의 다양한 기업의 현업 전문가들과 매칭시켜서 실제적인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줬으면 좋겠다.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대학 울타리 밖의 실전 무대와 연결되어 도움을 받고 싶은 갈증이 무척 크다. 

현재 사업을 위해 본가인 경기도 시흥에 왔다. 춘천시는 대학생들이 창업을 하고 지역에서 살아가길 바라지만, 창업 분야가 춘천에 활성화되어 있지 않으면 나처럼 수도권으로 떠날 수밖에 없다. 지역 여건에 맞는 맞춤형 창업, 지역 산업계와 창업 대학생들과의 매칭이 중요하다. 또 대학의 경우 지원을 많이 해주지만 연구실 중심의 창업이나 교수 중심의 창업이 우대되며 일반 학생들 창업은 상대적으로 좀 지원이 덜 하다. 이해는 되지만 공부를 잘하거나 연구를 잘한다고 성과가 좋은 게 아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과감하게 실행할 수 있는 의지와 역량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줘야 한다. 춘천시와 대학이 협력하여 일반 학생들한테도 많은 기회와 폭넓은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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