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용배 독자위원​
​손용배 독자위원​

《춘천사람들》 373호(6월 12일 발행)를 펼치니 1면 헤드라인은 ‘춘천시의원 해외연수, 역시나 맹탕!”이라는 기사다. 사실보도에서 매우 잘 작성된 기사인데 해결책으로 제시된 ‘대시민보고회’ 개최에 대한 구체적 방안과 재발방지를 위한 시스템 구축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기사였다. 이 문제는 19면 박종일 기자의 ‘기자수첩’에서 적절한 지적과 함께 그 해결책으로 의원들이 해야 할 일과 잘못한 경우의 시정조치 사례 등을 잘 다루고 있어 크게 공감한다.

지역사랑상품권문제를 다룬 3면에서는 가맹점 축소에 찬성하는 소상공인의 입장과 제한할 경우 불편을 겪어야 하는 소비자의 입장에 관해 작성된 기사로, 19면의 ‘데스크 칼럼’에서 지역화폐의 역사와 현실 그리고 정부와 지자체의 입장 등을 잘 다루고 있다. 지역상품권의 지원에 반대하는 중앙정부가 지역상품권에 대하여 지침을 내리는 아이러니를 보여주고 있다. 중앙정부가 부자감세에는 항상 너그러우면서 서민들의 몇 푼의 혜택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씁쓸한 느낌이다. 

온통 사진으로만 장식된 4면은 1987년 6월의 그 함성과 함께 벅찬 감동으로 다가온다. 민주화투쟁, 6·29선언까지의 그 뜨거웠던 여름의 최루탄과 함성과 빌딩에서 풀어져 날리는 두루마리 휴지와 민주화의 열기가 몇 장의 사진으로 새롭게 다가온다. 그때 우리는 직선제를 통한 정치적 민주주의를 쟁취하였으나 일상의 민주주의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깨어있는 시민은 감시를 철저히 해서 ‘일상의 민주주의’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10면의 ‘모여라! 춘천어린이’코너는 훌륭한 전문가의 책 내용을 소개하면서 역사성과 시사성을 두루 갖추고 있고 ‘생각넓히기’ 코너의 ‘지혜로운 농부’에 이어서 있는 ‘이야기 산책’은 시차를 두고 제시해 아이들에게 창의력과 독창성을 길러주어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NIE 교육자료로 손색이 없을 만큼 잘 구성되어 있다. 

‘낮선 시선’ 코너의 ‘나의 춘천, 나의 껀터’는 강원이주여성상담소에서 상담사로 근무하는 베트남 여성 이민정 씨의 춘천의 삶과 고향인 베트남의 껀터라는 도시의 삶을 비교하다가 시장 모퉁이에서 나물을 팔고 있는 할머니들이 자신의 고향인 껀터의 할머니들을 닮았다면서 사람 사는 곳 어디나 비슷하고 행동도 비슷하다고 하면서 은연중에 이주민 다문화가정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묻어난다.

‘책익는 마을’ 코너에 소개된 서면도서관은 농막에 다닐 때마다 무심히 지나면서 별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그 내부의 내용을 알고 보니 한번 꼭 방문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생태나들이’ 코너에서 소개한 드름산 둘레길은 여러 번 다녀서 정감 있게 읽었고, 수련으로 가득한 강원대 연적지 기사는 나의 모교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생소하게 다가왔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나 《제주걷기여행》 등의 책을 구입해 여행을 하면서도, 정작 내가 사는 도시에 이렇게 멋진 곳이 있는 줄 모르고 지낸 게 부끄럽다.

독자비평을 쓰면서 잠시 옛일을 추억하는 즐거움은 있었으나 매사를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데드라인이 임박해서야 시행에 옮기는 버릇 때문에 퇴고나 검토도 없이 제출하게 되어 졸필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제 모든 일을 여유를 가지고 해 보려 다짐해 보건만 흡연만큼이나 오래된 습관이 쉽게 고쳐지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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