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농동 현대아파트 ‘꿈마루도서관’

아이들이 자유롭게 책을 보는 모습.
꿈마루 도서관을 운영하는 분들(시계 반대 방향으로, 운영위원 장수아님·김동윤 관장님·문혜진 도서관 활동가님·운영위원 이윤재옥님·운영위원 강해진 님). 사진제공=꿈마루도서관
꿈마루 도서관을 후원하시는 분들.
그림책 속 주인공을 그린 타일벽화.
녹색장터 운영위원 및 자원봉사자.

 

그림책 속 주인공들을 그린 타일 벽화를 따라 계단을 내려갔다. 사농동 현대아파트 내 마을도서관인 ‘꿈마루도서관(꿈마루)’이 그곳에 있었다. 입구 벽면은 나무 조각에 후원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써서 장식했다. 도서관 운영위원 강해진 씨는 이 이름패를 ‘책으로 하나 되는 마을’을 실현하기 위한 ‘꿈 조각’이라 부른다. 처음 현대아파트에 입주할 때 주민들은 소통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래서 쓰지 않는 창고를 주민들이 일일이 갈고 닦아 마을도서관을 만들었다.

꿈마루에는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바로 김동윤 관장이다. 책만 있다고 도서관이 저절로 굴러가는 게 아니었다. 목사인데도 바쁜 시간을 쪼개 아이디어를 내놓고, 아이들에게 창의적으로 놀 수 있는 아이템을 제시하고, 행사의 진행 과정을 지휘하고, 서류 준비까지…. 운영위원들은 관장이 아니었다면 이 마을도서관이 없었을 거라고 입을 모았다.

꿈마루는 지난해 ‘사회혁신센터 사업’에 선정돼 이동도서관을 운영했다. 도서관이 없는 작은 아파트에 가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대출도 했다. 아이들은 해먹에 누워 책을 보고 텐트에 뒹굴며 책 읽기에 몰두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사람들은 찾아오게 마련이라는 것을 알았다. 환경을 살릴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인 ‘녹색장터’에는 자그마치 1천여 명이나 모였다.

올해 마을돌봄사업 ‘봄내동동’에 2년 연속 선정됐다. 마을도서관이 주체인 ‘신사우동동’ 사업은 마을교육공동체를 통해 아이들이 지역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학부모 장수아 씨는 “얼마 전 청소년수련관에 가서 별자리도 보고 생태탐사도 다니고 토양 답사도 다녀왔어요.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고 집에서도 책을 찾아보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도서관으로 발걸음으로 옮긴다. 동네 언니·오빠들과 또래 친구들을 만나 서로를 챙기고, 또 혼자라도 외롭지 않은 곳. 꿈마루도서관의 돌봄사업 덕분이다.

어른들을 위한 동아리 활동도 활발하다. 캘리그라피 모임 ‘돌담’, 동화 연구 모임 ‘꿈마루동화’, 아마추어 인형극단 ‘꿈마루인형극단’, 우크렐러 모임 ‘알로하’, 도자기 핸드페인팅 ‘코앤코’, 독서동아리 ‘꿈마루’…. 지난해에는 도서관을 이용하는 주민이 1만5천 명이 넘었다. 꿈마루도서관 사람들의 꿈은 ‘주민들과 소통하며 살기 좋은 지역, 책으로 하나 되는 마을’이다. 그러나 한계 역시 분명하다. 인력과 공간과 재정의 부족. 김동윤 관장은 공간과 도서 보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립도서관에 상호대차 서비스를 신청했다.

“우리 도서관은 특성화 도서관으로 갈 수 있어요. 주민들이 원하는 책들로만 채우는 거예요. 노인들이 대부분인 일본의 어느 마을도서관에는 노인 건강 관련 책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요. 그렇게 특성화 도서관이 되는 거죠. 상호대차가 되면 특별한 색깔이 있는 도서관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러기 위해선 상호대차가 전제돼야 합니다.”

빌 게이츠는 “오늘도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도서관이었다.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은 독서하는 습관이다”라고 말했다. 어린이에게 꿈과 미래를 만들어주기를 바란다면 마을의 작은 도서관에 들어가 함께 행동하고 후원해도 좋겠다.          

꿈마루도서관

사농동 현대아파트 관리동 지하 1층 | 033-242-9902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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