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래 머무는 공간, 도서출판 산책 대표 원미경

이 인물인터뷰는 춘천문화재단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하나로 2022년 제작한 《Spring100 Spring! vol. 3》에 수록된 인터뷰다. 인터뷰의 주인공은 문화도시 시민협의체 봄바람이 직접 추천한 우리 주변의 이웃들이다. 출판인을 꿈꾸는 지역 청년 ‘로컬에-딛터’가 아카데미 실습 과정으로 직접 인터뷰, 사진 촬영, 제작에 참여했다. 춘천을 사랑하는 춘천사람들의 이야기다. 재단과 에디터의 허락하에 전재한다. 2022년에 이루어진 인터뷰라는 점을 고려하여 읽어 주기 바란다.- 편집자 주

 

원미경은 도서출판 산책의 대표이자 현재까지도 지역과 동행하는 편집자이다. 우두동에 거주하며, 동네의 순간순간을 그려간다. 원미경은 지역을 담아내고 인문학과 함께할 때 행복하다.
원미경은 도서출판 산책의 대표이자 현재까지도 지역과 동행하는 편집자이다. 우두동에 거주하며, 동네의 순간순간을 그려간다. 원미경은 지역을 담아내고 인문학과 함께할 때 행복하다.

강가에 위치한 도서출판 ‘산책’은 유난히도 봄이 오래 머무는 공간이다. 원미경은 ‘춘천’이라는 단어 그대로 봄이 흐르는 강 옆에 있고 싶어 현재의 공간을 선택했다. 

대표라는 말보다 편집자가 더 좋다고 말하며, 1993년 처음 편집자의 일을 시작할 때처럼 여전히 이 공간에서 새로 나올 책들을 생각하며 설레고 있다. 그리고 어느덧 함께해온 시간을 공유하는 책들이 한 칸 한 칸 책장에 채워졌다. 그때 만났던 인연들을 이야기할 때 원미경의 얼굴엔 소중함과 감사함이 묻어난다. 

“지금까지 지역을 공부하고 싶은 사람에게 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어서 보람찹니다. 나무가 뿌리를 단단하게 내려 주변 땅들을 지탱하고, 쉴 공간을 제공하듯 저도 지역을 공부하고 지역에 대해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이 지탱할 수 있는 뿌리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원미경은 편집자의 일을 하면서 어려웠던 일보다는 기뻤던 일들이 더 많이 기억에 남는다. 책이 출판되기 전까지 혹시라도 실수가 있을까 하는 초조함과 고민은 책이 나옴과 동시에 사라진다. 책은 그에게 행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처럼 노심초사해서 나온 책을 맞이할 독자들에게 조심스럽게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다. 

“로컬이나 도시재생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이 지역에는 어떤 명소가 있고, 또 어떤 의미가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우리는 보통 그런 의문이 들 때 포털 사이트에서 쉽게 검색을 하죠. 지역 출판사들은 그것보다 조금 더 깊은 고민의 과정을 가지고 책을 만듭니다.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책들을 관심 있게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원미경은 가끔 우두동의 순간을 그리는 화가로 변신한다. 춘천 시정소식지 <봄내>에서도 실린 적이 있는 우두동의 풍경화는 동네 사람들에게 공감과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책은 문화와 문화를, 시대와 시대를, 삶과 삶을 이어 준다. 우두동을 종이에 쓰고 화폭에 그리며 ‘잇는 삶’을 살고 있는 원미경의 오랜 꿈은 도서관을 만드는 것이다. 

“제가 살고 앞으로 살아갈 이 동네에 관심이 많습니다. 우두동의 작은 이야기를 모아 책을 만들고 싶어요. 언젠가 춘천의 특색을 담은 지역사를 쉽게 열람하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열린 도서관을 만들어보는 게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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