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신장 필요하지만 옛날 방식 ‘안 돼’
일방적 정책 추진 멈추고 현장 목소리 수렴해 달라

신경호 교육감 주요 추진 정책에 대한 강원 교사 평가.                                                          자료 제공=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
신경호 교육감 주요 추진 정책에 대한 강원 교사 평가. 자료 제공=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

 

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의 취임 1년 성과에 대해 강원도 교사 10명 중 8명 이상이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가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는 도내 1만5천941명 교사를 대상으로 메시지를 발송해 온라인 방식으로 설문했고, 응답자 수는 1천765명(응답률 약 11%)이었다. 설문 내용은 △신경호 교육감 1년 종합평가 △교육정책에 교사 의견 반영 정도 △우선 해결 필요 과제 △주요 정책 5가지에 대한 평가 등이었다.

신경호 교육감 1년에 대해서는 부정 평가가 81.1%로 압도적인 비율을 보였다. 부정 평가 중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51%, ‘잘못하고 있다’는 30.1%였다. 긍정 평가는 9.9%에 그쳤다. 근무 경력별로 보았을 때 20~30년 차 교사에서 부정 의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교육청이 교육정책을 시행할 때 교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도 부정 평가가 87.6%로 긍정 평가 7.4%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 두 가지를 선택하도록 한 문항에 대한 응답은 △교육활동 침해(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 및 학부모 민원 등)에 대한 보호 및 대응이 64.8%로 가장 높았다. 이어 △교육활동과 관계없는 행정업무 경감(학교업무정상화) 50.6% △학급당 학생 수 상한 및 교사정원 확보 43.3% △민주적인 학교자치문화 조성 24.4% 순으로 나타났다.

건의사항을 자유롭게 기술하라는 문항에는 ‘신경호 교육감의 정책이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과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지 말고 교사의 의견을 수렴해 달라’는 요청이 주를 이루었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과거 교육이 틀린 것도 아니고 학력을 제고하는 방향이 틀린 것도 아니지만 2020년대의 교육이 1990년대와 같다면 그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입 중심의 성과에 중점을 둔 정책보다 초등 돌봄과 학업연계, 중학교 기초 학력 신장 프로그램 도입, 고등학교 대입 내실화 등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강원도 학생들의 학력이 다른 지역 학생들에 비해 떨어지며 학력을 신장시켜야 한다는 정책에 동의한다. 하지만 단순히 학력 신장뿐 아니라 강원도 지역의 특수성을 파악하고 강원도만의 명확한 교육철학을 세운 후 그 교육철학에 맞는 교육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학력 신장은 매우 중요하지만, 학교의 존재 목표가 학력 신장이 전부가 되면 안 된다. 강원도만의 특색있는 지역교육과정의 개발과 연구가 필요하다 △교사는 분명 교육의 주체 중 하나인데 왜 주체적으로 교육활동을 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는지 교육감은 전혀 고려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교사가 교육활동을 할 수 있는 교육현장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등의 응답이 눈에 띄었다.

전교조 강원지부는 “주목할 만한 점은 각 정책이 직접 영향을 주는 학교급의 교사가 해당 정책을 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는 것이다. ‘더 자람 늘봄학교’에 대한 부정 평가는 초등학교(83%)와 유치원(72.8%)이 가장 높았다. ‘더 높은 학력’ 정책에 대한 부정 평가는 중학교 (80.2%)와 초등학교(75.4%)가 가장 높았다”면서 “모든 교사가 모든 정책을 다 겪어볼 수는 없으나, 직접 겪어본 정책은 더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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