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누구나 같은 정보를 가질 수 있고 자유롭게 시장에 참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교적 완전경쟁시장에 가깝다.
주식시장은 누구나 같은 정보를 가질 수 있고 자유롭게 시장에 참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교적 완전경쟁시장에 가깝다.

우리는 지난 시간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곳에서 균형가격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배웠다. 그렇다면 가격은 단순히 소비자와 생산자의 의도를 일치시키는 역할만을 수행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가격은 모든 사람들의 의도가 더해져서 결정되지만 결정된 가격은 다시 소비자와 생산자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가격의 또 다른 기능

가격의 기능을 살펴보면 무엇보다도 소비 활동과 생산 활동에 대한 지표로서의 기능을 수행한다. 가령 가방의 가격이 10만 원으로 형성됐다고 가정해 보자. 이렇게 형성된 가격은 가방을 사려는 사람과 가방을 생산하려는 사람 모두에게 어떤 신호로서 기능한다. 소비자와 생산자들 각각 이 가격이 비싸거나 적절하다고 판단할 것이고 그에 따라 소비와 생산 여부를 판단할 것이다. 특히 부동산 시장을 보면 사람들이 사거나 팔려는 가장 큰 지표 중 하나가 가격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시장에서 결정된 균형가격은 소비와 생산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되는 유용한 신호 역할을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가격은 경제 활동의 지표가 된다.

시장경제에서 가격은 또한 자원의 자율적인 배분 기능을 수행한다. 가령 대다수의 사람들이 어떤 가방을 갖기 원하지만, 경제 전체에 생산된 가방의 수가 이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가정해 보자. 자유로운 시장거래는 비싼 가격을 치르더라도 이 가방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배급한다. 그렇게 많은 돈을 지불할 필요를 못 느끼는 사람, 즉 덜 필요한 사람은 비싼 가격 때문에 그 가방을 포기하고 보다 저렴한 대체재를 찾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은 인위적인 간섭 없이도 상품을 필요한 사람에게 배분해주는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식량처럼 모두에게 필수 불가결한 요소의 경우, 가격이 완전하게 자원을 배분한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완전경쟁시장’이란?

하지만 가격의 기능이 이처럼 적절하게 작동하는 것은 완전경쟁시장이라는 이상적인 시장을 상정했을 때의 이야기다. 완전경쟁시장이란 수많은 가계와 기업이 주어진 가격으로 동일한 품질의 재화를 자유롭게 사고파는 시장을 말한다. 이 시장의 거래자들은 재화의 가격과 품질 등에 대한 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누구나 자유롭게 시장에 참가할 수가 있다. 즉, 완전경쟁시장의 핵심적인 특징은 소비자와 생산자가 모두 시장에서 결정된 가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가격수용자로서 행동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의 시장에서는 순수한 완전경쟁시장을 찾아보기 어렵다. 비교적 완전경쟁시장에 가까운 시장으로 주식시장과 같은 금융시장을 예로 들 수 있지만, 이러한 시장들도 사실 엄격히 살펴보면 완전경쟁시장이라고 할 수는 없다. 완전경쟁시장은 실험실 속의 시장인 셈이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서 완전경쟁시장을 보기 어렵지만 완전경쟁시장의 특성을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완전경쟁을 이루는 조건을 현실적으로 달성하기가 어렵다 하더라도 이것을 기준으로 경쟁여건이 불충분한 시장의 문제점을 이해하고, 합리적인 경제 활동을 하는데 유익한 길잡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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